대통령 비서실장 이원종을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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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 이원종을 바라보는 시각
  • 충청리뷰
  • 승인 2016.05.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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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발행인
▲ 한덕현 발행인

‘이원종’의 청와대 비서실장 발탁소식에 당장 충청대망론이 회자되는 건 당연하다. 정치의 생물속성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재 펼쳐지는 앞뒤 정황이 너무도 잘 꿰맞춰지기 때문이다.

우선 반기문의 차기대권 후보 부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 정도로 언론을 탔으면 지금쯤은 잠룡이니 뭐니를 따질 게 아니라 아예 승천(昇天) 여부를 가늠해야 할 판이다. 국회를 보더라도 정권 재창출을 기치로 새누리당을 이끌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용태 혁신위원장이 모두 충청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친박 핵심인 홍문종은 관심이 멀어질만하면 차기 대권의 히든카드로 반기문을 들먹이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외가가 있는 충북과 떼레야 뗄 수 없는 연(緣)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중 가장 중요한 시기에 뼈속까지 충청인인 이원종을 슬하로 끌어들였으니 말이다. 이와 관련된 정치담론이 무수하게 양산되고 있지만 과연 이원종의 청와대 입성이 반기문의 대권가도를 닦는 시발점이 될지는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잘 나가던 충청 인물들이 역대 정권의 위기 또는 과도기적 시기에 불쏘시개 내지는 핀치 히터(pinch hitter)로 활용되다가 번번이 용도폐기된 과거사를 떠올린다면 총선 패배와 심각한 경제난 그리고 임기말로 인해 현 정권의 가장 위기라 할 수 있는 지금, 한꺼번에 충청출신들이 중용되는 것을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멀게는 JP로부터 가깝게는 정운찬 이완구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급속한 상승기류를 타다가 이제 됐다! 싶으면 졸지에 무대뒤로 사라진 ‘한 때의 실세들’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지역언론들은 충청대망론 못지않게 이원종 카드를 충북의 지역발전과 연계시키려는 기대감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밀렸던 숙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쯤으로 보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원종 비서실장’은 작금의 국정 난맥상을 감안한다면 최상의 선택임엔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유수의 언론들이 지적했듯 그는 우리나라 공직자상의 최고 전범(典範)이라 해도 결코 과장되지 않는다. 인품은 물론이고 덕망과 실력에 소신까지 갖춘 그만한 공복(公僕)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일각에서는 행정과는 판이하게 다른 정치의 정글에서 살아남을 카리스마도 없고 또 대통령한테 직언할 성격이 못된다며 그를 깎아 내리지만 대신 그는 상대를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그리하여 가장 근원적인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내공을 겸비했다.

하지만 지금 이원종을 향해 가히 전방위적인 기대감을 표출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처사다. 미얀마에선 아웅산 수지의 수행비서가 대통령이 되고 지난 역사를 보면 최고 통치자를 보필하던 비서·참모진들의 권력농단이 수없이 많았어도 결국 비서는 비서에 불과하다. 주군에 의해 한 순간에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자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국가의전서열 17위의 막강한 자리일망정 대통령의 눈밖에 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축하는 하되 좀 더 멀리보고 판단하는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어도 이원종 만큼은 과거 십상시나 문고리 3인방 등으로 상징되던 비정상의 비서문화와는 다른 모습으로 각인돼야 공직생활의 마지막 정점을 찍을 수 있다. 지역사회의 지나친 해작거림은 청정수 이원종에게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전임 이병기는 문고리 3인방에 밀렸다는 소문에 휩싸이지 않았는가.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비서를 뜻하는 시크리터리(secretary)의 가장 1차적 어원은 ‘분리된’ 혹은 ‘구별된’ 의미의 라틴어 세체르네레(secernere)라고 한다. 결국 비서라는 자리는 책무와 자아가 분리돼야 성공할 수 있고,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지 주인행세를 하다간 자칫 정치적으로 죽을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비서는 그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에 빠지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이번 비서실장 취임을 놓고 마치 차기 대권까지도 쥐락펴락하는 역할론을 들이대는가 하면 몇몇 지역 인사들은 축하를 빌미로 벌써부터 청탁성 전화를 감행(?)하려 하고 있으니 참으로 촌스럽지 않은가. DJ의 영원한 비서 박지원도 “대통령비서는 정치인이 아니다. 비서는 오직 비서일 뿐이다”고 일갈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원종 비서실장’에게 바람이 있다면 이미 20여년전 충북에 미래산업 바이오를 설파한 것처럼 특유의 선견지명과 순발력을 발휘해 그동안 중앙 정치권의 이른바 ‘빽’이 없어 아깝게 묻히고 있는 지역출신 인물들을 되돌아보고 이를 대통령한테 진언하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인물난이 지속적으로 얘기되는 와중에도 몇몇 능력있는 지역출신 인사들은 좀더 일하고 싶은 간절함을 가슴에 간직한 채 시간만을 축내고 있다. 어차피 정권의 임기말엔 자리이동이 많다.

영원한 비서실장도 좋지만 그보다는 확실하고 능력있는, 여기에다 비전과 감동의 소통능력까지 겸비하는, 그리하여 가장 인간적으로 성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 비서실장, 바로 이것을 우리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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