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한국공예관(관장 김호일)이 '역대 대통령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의 청와대 식기세트를 볼 수 있는 특별전을 연다.

31일까지 1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상설전은 수장고 속에 잠들어 있던 작품 중 '그릇'을 주제로 한 '소장품 상설전'의 두 번째 전시다.

한국공예관이 소장하고 있는 역대 대통령들의 식기 도자 88점의 역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영수 여사로부터 시작됐다.

청와대 식탁에 일본 식기가 오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육 여사가 1973년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에게 도자기 제작을 의뢰해 만들어졌다.

완두콩 모양의 찬그릇은 육 여사 서거 후 늘 혼자 식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한 큰딸 박근혜(현 대통령)의 아이디어로 제작됐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청와대 식기는 화사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이순자 여사가 선명한 분홍빛 철쭉 사진을 한국도자기 회사로 보내 식기제작을 의뢰했고, 연보라와 분홍색의 알록달록한 꽃무늬 식기가 탄생한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의 식기는 단순한 디자인 속에 세련미를 담고 있다. 역대 영부인 중 그릇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았던 김옥숙 여사는 도자기 제작을 위해 직접 청와대로 디자이너를 불러들여 여러 차례 검토한 후 까다롭게 디자인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파란 봉황을 넣은 단순한 디자인으로 보통사람을 강조했고, 디자인 요청을 해 십장생 문양의 금장이 들어간 식기도 제작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손명순 여사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이희호 여사가 똑같은 디자인을 이어서 사용해 십장생 금장 디자인은 현재까지 청와대를 상징하는 식기로 인식되고 있다.

덕분에 김옥숙 여사가 주문했던 귀족풍의 식기는 10년 이상 장수를 누리며 청와대에서 가장 오래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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