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간 2대째 대물림했으나 경영난 못 이겨 폐업

충주의 1호 서점 ‘보문당’이 60여 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충주서적조합 등에 따르면 충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성내동 보문당 서점이 최근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보문당은 충주 토박이인 안병철(76) 대표가 선친에 이어 2대째 운영해왔지만 최근 인터넷 서점 등에 밀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문을 연 보문당은 충주 1호 서점으로, 지역에서는 ‘서점의 서점’으로 통했다. 주요 서점들도 보문당에서 책을 떼어다 손님들에게 팔았다. 보문당은 충주에서 교과서뿐 아니라 잡지, 문구 도소매 분야의 효시로 꼽힌다. 나중에 보문당과 함께 충주 주요 서점으로 성장한 문학사, 병광서점도 보문당에서 책을 사 올 정도였다. 보문당은 생활용 지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70년대 충북에서 유일한 지도 공급업소이기도 했다.

당시는 보안상 이유로 지도를 사려면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해 구입자 인적사항과 용도까지 자세히 적어야 하던 시절이어서 지도 판매처가 많지 않았다. 보문당은 독서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문고판 도서의 보급에도 앞장섰다. 까까머리와 단발머리 남녀 중고생들이 한창 유행하던 문고 서적을 사러 몰려들었다. 보문당 건물 주변은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상업 중심지인 ‘본정통’이었던 보문당 골목은 학생들의 통학로였고, 교육청과 법원·검찰청을 비롯해 많은 기관이 몰려 있어 시민들의 왕래가 잦았다.

충주의 역사와 문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았지만 보문당 역시 시대적 변화의 물결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는 처지가 됐다. 서점 업계 관계자는 “안 대표가 고령인 데다 서점계 불황이 계속돼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며 “충주에서 보문당이 지니는 위상과 의미를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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