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권과 비청주권으로 나뉜 지역주의가 또 고개를 들고 있다.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자리를 미끼로 한 볼썽사나운 합종연횡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11일 충북도의회 등에 따르면 후반기 의장 후보군은 재선의 새누리당 김양희(청주2) 의원과 같은 당 강현삼(제천2) 의원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재선인 같은 당 최광옥(청주4) 의원도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김 의원과 강 의원 등 두 후보의 움직임보다는 상대적으로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의회 의석은 새누리당 20석, 더민주 10석, 무소속 1명이다.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결정하면 후반기 의장으로 추대되는 구조다.

전반기에는 새누리당 측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 모두를 독식해 더민주 소속 의원들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한동안 파행을 겪기도 했다.

후반기 의장단 구성의 관전 포인트는 청주권과 비청주권의 지역 세 대결이다. 비청주권인 이언구(충주2) 의장이 전반기 의장을 했으니 이번에는 청주권에서 의장을 배출해야 한다는 논리다.

청주권(비례 포함) 의원 수는 14명, 비청주권 의원 수는17명이어서 지역 안배 차원에서 타당한 의장 선출 방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청주 패권주의에 반감을 가진 청주 외 10개 시군 지역 의원들의 세를 결집시키는 '역효과' 내기도 한다.

9대 의회에서는 전반기 김형근(청주2), 후반기 김광수(청주1) 전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고 8대 의회에서는 오장세(청주1), 이대원(청주2) 전 의원이 각각 전·후반기 의장을 맡았다. 청주권이 독식한 셈이다.

7대와 8대 의회에서 비청주권인 이기동(음성1) 전 의원과 권영관(충주1) 전 의원이 의장을 지내기는 했으나 다른 선거 출마 등으로 의장이 중도사퇴하면서 잔여 임기를 넘겨받았을 뿐이다.

10대 의회 들어 이 의장이 청주권 독식 구조를 깨면서 후반기 의장 선출을 앞둔 청주권 의원들의 견제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A의원은 "비청주권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맡았다면 후반기는 청주권에서 의장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이런 정서는 당적을 떠나 청주 지역 여야 의원 모두 비슷하다"고 말했다.

비청주권의 B의원은 "의장단 구성에서 청주권과 비청주권 사이의 신경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역주의를 떠나 의장으로서의 자질과 리더십, 의회 운영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의장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의장 후보들은 상대 진영(청주권 또는 비청주권) 의원들에게 부의장 자리나 상임위원장 자리를 약속하면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고 귀띔했다.

새누리당 소속의 C의원은 "의장 선출을 위한 당내 논의에서도 청주권과 비청주권으로 의견이 나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소속 의원 20명이 참여하는 투표로 의장을 선출한다면 1~2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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