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간의 ‘일장춘몽’ 그러나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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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간의 ‘일장춘몽’ 그러나 행복했습니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6.05.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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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청주 서원구 6번째 낙선한 최현호 당협위원장
모 일간신문 당선 기사 그대로 배포, 축하 난 배달되기도

이슈 속 인물/ 최현호 당협위원장

“4월 14일 개표 종료, 최현호 당선, 언론사 인터뷰, 당선 세레머니~! 그런데 관외 사전투표함이....개표, 1.2% 역전...ㅠㅠ” 4월 18일 최현호 후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첫머리다. 제목은 “일장춘몽으로 끝난 당선헤프닝, 그러나 30분간의 행복~ㅎ” 5전 6기의 승리 현장은 말그대로 꿈같았다.

▲ 최현호 당협위원장. / 사진=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신문방송사의 카메라 세례속에 구순의 노모와 포옹하고 가장 열성적인 운동원이었던 두 아들은 큰 절로 고마움을 표했다. 정치입문 24년만에 등용문을 오른 20대 총선 화제의 주인공. 실제로 지역 모일간신문은 새벽 1시에 신문편집을 마감, 최 후보 당선 기사를 그대로 실은 채 배달했다. 큼직하게 소개돼 개표 다음날 축하 난이 선거사무실로 배달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페이스북에 올린 소감 그대로다. 20년 이상 나를 지지해준 당원ㅡ당직자들과 구순을 훌쩍 넘기신 어머니, 아내, 아들, 형제 등 친척들과 함께 기뻐한 30분은 정말로 행복했다. 하지만 일장춘몽에서 깨어나 보니 다들 공황 상태가 됐다. 가족과 주변 분들 추스르고 내 마음도 다스리느라고 낙선 인사가 몇일 늦어졌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

“1% 더 뛰었으면, 내가 아쉽다”

오보 신문기사를 읽고 보내준 당선 축하 난을 가리키며 활짝 웃는 최 후보, 2일 수곡동 선거사무실에 만난 그는 열흘만에 다시 서원구 당협위원장으로 돌아온 표정이다. 당초 인터뷰 제안을 사양했지만 “우리 신문은 당선자 인터뷰 없었다. 낙선자지만 첫 주인공으로 선정했다”고 유혹했다(?). 1318표, 도내 최소 표차로 낙선한 6수 도전자는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감이다. 최 위원장의 ‘일장춘몽’ 페이스북 글에 달린 댓글 중에서 질문을 골라봤다. 한 여성페친은 “(이전 생략)박근혜 대통령 인심이 안좋아서 마음속으로 후보님 사진만 해놓으면 좋을껄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뱅돌았는데‥이 생각이 적중했네요 ㅠㅠ”라고 적었다. 선거사무실 외벽에 걸린 대통령 현수막 사진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당 지지도가 떨어졌다. 중앙당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2월말에 45%까지 올랐는데 4월 10일 37%로 떨어졌다. 선거날 출구조사에선 33%까지 주저앉았다. 선거캠프 내부에서도 ‘대통령 지지도도 떨어지고 있는데 현수막을 바꾸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전국적인 상황이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해 현실대로 돌파해 나가자고 했다. 더 열심히 아파트 취약지역을 돌았고 덕분에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야당과의 표차를 많이 줄였다. 오씨 집성촌인 현도면에서도 내가 이긴 것은 선거운동원들이 그만큼 열심히 뛰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 최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모 일간신문의 당선 기사 사진도 올렸다.

‘여론조사 조작 2중 피해’

재수삼수도아닌 6수생이 죽을 힘을 다 쏟는 건 당연지사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아파트밀집지역인 산남동, 분평동, 개신성화죽림동 3개동을 빼고 나머지 6개동 2개면에서는 승리했다. 후보자는 할만큼 했지만 정권심판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하소연할 만도 하다. “공천파동 때문에 여론이 악화된 것은 틀림없다.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이 유권자들을 너무 실망시켰다. 정당내에 갑론을박은 있을 수 있다. 친박, 비박의 갈등도 있을 수 있지만 도를 넘었다고 본다. 중앙당을 탓하기 보다는 어쨌든 내 선거라는 생각이 크다. 내가 1% 더 뛰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다른 중년페친은 초저녁에 뉴스보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청천벼락이라고 표현했다. 개표 이후 새벽 1시까지 줄곧 앞섰던 상황을 감안하면 놀람을 이해할 만 하다. 여기에 덧붙여 성원의 덕담으로 ‘내년에는 청주시장 선거도 있습니다’고 끝을 맺었다. 현 시장의 재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 2년뒤 지방선거 일정을 착각한 것인지 알수는 없다. 하지만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 도전을 새로운 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보은이 고향인 최 위원장은 지방선거 때마다 보은군수 출마설이 나돌곤 했다.

“그건 내 선거가 아니다. 이미 목표를 정해 뛰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 준비도 안한 사람이 불쑥 발 들이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은군수 얘기도 내 입으로 꺼낸 적은 한번도 없다. 고등학생때부터 보은을 떠나 청주에서 생활해 왔는데 고향에 내가 한 일이 뭐가 있다고 출사표를 던지겠나. 이런저런 꼼수로 남에 밥상 곁눈질 하는 것은 내 체질이 아니다”

선거 때면 고향으로 날아드는 ‘정치 철새’들을 겨냥한 말인 듯도 싶다. 이번에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남에 밥상’을 노린 경쟁자들이 야속하기도 했을 것이다. 서원구는 새누리당 경선 후보자간 여론조사가 조작돼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하는등 곤욕을 치렀다. 2일 경찰은 경선후보자 모씨가 여론조사 비용 1천만원을 지역 인터넷신문에 대주고 1, 2위 결과를 뒤바꾸는 조작을 벌인 것으로 발표했다. 결국 1위였던 최 위원장을 2위로 뒤바꾼 허위기사를 작성해 보도한 것이다.

“조작된 여론조사 때문에 난 2중 피해를 봤다. 당내에서 피해를 본 것도 억울한데 더민주당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 내가 마치 순위를 조작한 것처럼 표현됐다. 결국 문제를 일으킨 분은 경선에서 나한테 안되니까, 다른 선거구로 출마했다.(‘당해 선거구’로 명시한 기존 선거법의 맹점이라고 법학 전공자다운 긴 설명을 덧붙였다) 한 정치인이 선거에 실패하고 얼마만큼 추락할 수 있는 지 반면교사가 됐다. 6번 선거를 치렀지만 선거법 위반 시비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걸 고맙게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는 게 최선”

이제, 일장춘몽은 끝이 났지만 과연 그의 꿈도 끝난 걸까? 7번 도전을 감행한다면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된다. 30대 청년이 평생을 도전할 만큼 국회의원은 절체절명의 과제인가. 특히 20대 총선은 집권여당 공천을 받아 치른 역대 최고 조건의 승부였다. 야권분열로 국민의당이 출현해 11.4%를 차지한 것도 여당 후보에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선거 끝난 지 엊그제인데‥‥참,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천장으로 잠시 시선을 옮기더니) 선거 다음날 식구가 아침상을 차려주면서 여지껏 듣지 못한 말을 했다. ‘당신 이번에 절대 포기하지 마라. 내가 다음에 1300표 만들테니까, 힘내라’고 하는데 목이 탁 막혀 뭐라 할 수가 없었다. 힘든 교사 생활을 하면서 20년동안 은근히 만류해온 아내였다. 때만되면 길거리에서 고생하는 두 아들도 오히려 내 등을 밀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과 살 맞대며 살아온 토박이가 국회의원이 되는 그 목표를 내가 살아있는 한 포기하지 않겠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 출현과 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로 거명되는 반기문 총장 대망론에 대해 질문했다. “사실 지역에서 제3당 생활을 오래 해본 정치인이 바로 나다. 자민련, 국민중심당, 자유선진당을 거쳤는데 혼란기에 반짝하다가 대선을 치르고나면 빛을 잃고 말더라. 국민의당도 실체는 지역당을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내년 대선 후보 공천이나 선거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한 문제점들이 표출될 거라고 본다. 반기문 대망론은 많은 지역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고 정당인으로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아직 현직에 계신 분이고 우리 당과 어떤 교감을 나눈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평하긴 그렇다” 최선을 다해 7수에 도전하겠다는 최 위원장, ‘일장춘몽’이 오히려 그의 꿈을 더 구체적으로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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