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서문시장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동쪽 골목의 음습한 곳, 1960년 아버지 때부터 시작한 진짜 서문시장의 터줏대감 김동진(63)씨가 교통사고로 불편한 몸을 이끌며 한 많고 질긴 삶을 이야기 한다. “내가 13살 때부터 야간 중학교 다니고 낮에는 아버지를 따라 일했지. 풀빵 장사도 하고 연탄장사도 하고 칼국수장사는 50년 동안 했어.” 당시 이 건물 2층에는 제법 큰 규모의 가발공장과 양산공장이 번갈아 들어서 지금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호황을 누렸다고 김씨는 말한다. 지금은 여러 번의 화재로 콘크리트 뼈대만 남아있고 서너 집만이 터를 잡고 있다. 칼국수 배달을 위해 사용된 김씨의 자전거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것이 서문시장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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