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시장 청년창업특화구역의 의미있는 성공기
지난 3월 5개 점포로 시작…지속적으로 확대

‘나이 든’ 시장의 해법찾기
젊은층을 불러들여라

 

북부시장은 올해 청년창업특화구역을 개설했다. 5명의 청년들이 지난 3월 중순 시장에서 창업을 했고 현재 성업 중이다. 핫도그, 도너츠, 닭발, 규동, 치킨 등이 주메뉴다. 기존의 상인들과 겹치지 않는 품목을 선택했고, 메뉴개발 및 마케팅 지원도 받았다. 북부시장은 지난해 아케이드 보수 공사를 하면서 청년창업특화구역 자리를 미리 빼놓았다. 당초 다문화 먹거리를 판매하려고 했지만 청년창업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 북부시장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음악과 함께 시장 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2014년부터 시장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박동휘 북부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청년 취업이 문제니까 시장에 젊은 바람을 집어 넣어보자고 생각했다. 기존 점포는 임대료와 보증금을 내야 하지만 이번에 청년들은 무료로 들어왔다. 전기료와 수도세 등만 내고 있다. 예상보다 반응도 좋고 매출도 좋다”라고 말했다.

북부시장은 공원 근처 빈 공간에 6개의 점포를 추가 모집하기 위해 최근 공모를 냈다. 이후 시장 내 빈 점포에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들어올 5~6명의 청년창업가 모집도 구상 중이다.

현재 북부시장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을 지원받았다. 청년사업가를 모집한 것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사업 단장은 이광진 씨가 맡고 있다. 이 씨는 가경터미널 시장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이하 문전성시)을 맡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가경터미널 시장엔 현재 동아리 공방과 하늘 목공소가 운영되고 있다. 하늘목공소에서는 시장민을 위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북부시장에서 2013년 충북형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2억원 받아 진행했다. 당시 시장 상인들과 고객을 위한 동아리 방을 열었고 지금도 강좌가 열리고 있다. ‘쌩쇼’공연 예술단 공연도 이때부터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카페에서 시장화폐 유통

 

북부시장은 상인 카페도 열고 시장화폐도 발행하고 있다. 5000원 이상 구매하면 상인들이 100원짜리 쿠폰을 주는 것이다. 쿠폰을 모아오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도 있고, 북부시장 자체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이 단장은 “처음엔 시장 활성화 사업을 ‘문화’로만 접근했다면 이번에는 청년과 지역사회 연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청년들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성공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청주대 총학생회와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그간 한 달에 한번 야시장을 운영했는데 올해에는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시장 사업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도 5군데의 승인을 받아야 진행이 된다.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을 적절하게 운용해야 된다. 소모적인 행사에만 치중해서는 안 되지만 문화적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북부시장에서는 도내 시장에서는 유일하게 2014년부터 자체 방송국을 운영 중이다. 시장 내 행사를 홍보하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며 시장이야기를 풀어낸다. 마당극 배우 이성희 씨가 디제이를 맡고 영축산물 김영춘 사장, 홍란희 반찬가게 사장, 희성 정육점 사모가 고정게스트를 맡는다. 김영춘 씨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방송을 한다.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준비한다. 일상을 탈출하는 기분이 들고 실제 진행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다. 사업이 끝나도 방송국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웃어보였다.

이 단장은 “물론 죽어가는 시장에 수혈을 한다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시장 활성화 사업은 지역 내 시장의 효용가치를 찾아주는 의미가 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시장이 성과가 나온다고 볼 수는 없다. 시장마다 차이가 있다. 사업이 끝나면 모든 활동이 끝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인회가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프로그램도 그러한 방향으로 짜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북부시장 상인회는 협동조합을 구상 중이다. 떡과 관련한 특별한 레시피를 만들고, 제수용품 특화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박동휘 회장은 “북부시장이 잘 안 되는 듯 보여도 고정단골손님인 보살들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이곳에 많이 온다. 시장의 특성을 감안한 특화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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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나가는’ 청년 창업가

매출 예상 외로 쑥쑥…시장이 밝아졌다

 

▲ 신민정‧연보라 씨 사진/육성준 기자

신민정(24)‧연보라(22)씨는 원래 푸드트럭을 운영하려고 하다 북부시장에 들어왔다. 충북보건과학대 호텔제과음료과를 졸업한 이들은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 도너츠와 찹쌀꽈배기를 만든다. 영업시간은 11시부터 8시까지이지만 재료가 떨어져 미리 문을 닫을 때도 많다. 원래 꼬지를 판매하기 위해 상호명도 ‘꼬지학교’라고 지었지만 도너츠가 너무 잘 팔리는 바람에 꼬지까지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신한수(40)씨는 ‘가게:핫도그, 수제버거’를 운영하는데 청년 가게 중에서 가장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 “청주에서 맛보지 못한 핫도그를 만날 수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는 원래 상품개발자였다. 이미 휴

▲ 신한수 씨 사진/육성준 기자

대폰케이스에 USB를 꽂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고.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지원했는데, 요리가 이렇게 적성에 맞는 줄 몰랐다. 홍보가 많이 되다보니 단체 주문이 많아 예상보다 매출이 잘 나온다. 메뉴 개발도 신경 써서 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용희(34)‧박지현(33)씨 부부는 ‘또!맛 치킨’을 운영한다. 전기가마가 아닌 가마솥에 온도를 일일이 맞춰 치킨을 튀긴다. 배달도 서비스로 해주고 있다. 박씨 부부는 “이전에는 떡볶이 집을 운영했는데 시장에 와서 가게를 하다보니 열린 공간이란 느낌이 많이 든다. 서로 유대관계를 맺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반정선(40)씨는 ‘빨강닭발’을 운영하는 데 닭발, 닭발편육, 꼬마김밥이 주 메뉴다. 반 씨는 “닭발편육을 판매하는 집은 흔치 않다. 술안주로 인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 박용희‧박지현 부부
▲ 반정선 씨 사진/육성준 기자
 사진/육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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