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김남균 취재1팀 기자

▲ 김남균 취재1팀 기자

이승훈 시장이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직영 불가’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이 시장은 21일 청주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김용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위탁자 선정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데 어떤 사유로 미루어지고 있는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위탁이 아닌 직영으로 청주시가 운영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시장의 생각은 어떠한지 답변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직영은 절대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이 시장은 “그 동안 민간에 위탁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 예산지원 없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돼 왔으나 직영화 할 경우 공무원 등 신규인력과 운영비 등으로 연 60억 원의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운영이 가능하므로 시 재정상 또한 전체 시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직영 불가 이유로 6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는 것을 꼽았지만 어디서 비용이 증가하는지 세부적인 사항은 설명하지 않았다. 참고로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을 위탁했던 전 병원장은 자신의 연봉으로 3억원을 책정하면서도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민간이 운영하면 흑자를 보고 직영을 하면 추가로 60억원이 필요한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승훈 시장의 직영불가론과는 상반되게 단양군은 올 1월 1일부터 노인전문병원을 직영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전 위탁자가 중간에 수탁을 포기해 내린 조치이지만 직영으로 전환 된 뒤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우선 40병상에 그쳤던 입원환자가 직영 전환이후로 50병상 이상으로 입원환자가 늘었다. 직영 운영이 주민들에게 신뢰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의료기관은 아니지만 직영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정창무 교수는 “학자적 양심을 걸고 시익을 위하고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시설관리공단은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주시의 하수종합처리장을 공영제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공주시의 연구용역결과를 토대로 “시설관리공단이 설립 될 경우 현행 민간위탁과 비교해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가축분뇨처리시설 두 곳에서 3억 원 이상의 기업이윤과 2억 원 이상의 부가세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면만 봐도 직영을 하면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이 100% 옳은 것만은 아니다. 현재 청주지역의 시민단체는 시 노인전문병원의 대안으로 직영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청주의료원처럼 별도의 법인을 만들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무원을 직접 채용하거나 투입할 일도 없다. 이 시장이 직영 운영시에 우려했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일부 의료기관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 시장의 말처럼 직영을 하면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증가라는 희생 뒤에 얻을수 있는 가치, 즉 새로운 이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 단체는 이 대목에서 가장 크게 얻을 이득으로 ‘공익’, 즉 공공성을 꼽는다.

시 노인전문병원은 개원 초기 5개월에서 6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입원이 가능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다른 일반 노인병원에 비해 간병비가 현저히 낮아 서민층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또 일반 노인병원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조선족 교포를 많이 고용했지만 노인병원은 전원 내국인으로 간병인을 채용했다. 돌봄은 정서적인 측면이 중요해 내국인의 간병은 장점이 많다.

마지막으로 이승훈 시장에게 묻고 싶다. 직영으로 전환하면 6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혹시 직영 콤플렉스에 갇혀 배타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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