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의 대덕연구단지 신화, 그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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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의 대덕연구단지 신화, 그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 한덕현 대표
  • 승인 2016.04.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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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발행인
▲ 한덕현 발행인

또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국민호소문이 나왔다. 이번엔 전국의 골프존 점주 4800명이 그 주인공이다.

엊그제 중앙 메이저 신문 1면에 실린 광고는 한 눈에 봐도 좀 섬뜩하다. <(주)골프존 김 OO 회장에 대해 특검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광고에는 ‘골프존이 창조경제면 우리나라 경제는 착취경제요, 자영업자의 피를 뽑는 흡혈경제, 망하는 경제입니다!!’는 격앙된 문구가 유독 시선을 끈다. 상대에 대한 배신감의 표현이라면 이 정도는 이미 서로 넘지 못할 선을 넘었음을 시사한다.

골프존은 MB정부 때부터 벤처신화의 아이콘으로 상징됐다. 어느덧 대중화된 골프라는 스포츠에 IT와 문화를 접목한 첨단화된 실내 시뮬레이터를 개발, 스크린골프 시장을 독과점함으로써 디지털 정보산업의 수익적 확장성과 그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한 마디로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골프문화를 전파시키는 바람에 아예 직장인들의 밤문화까지 뒤바꿨다.

잘 알려진대로 골프존의 신화는 2000년 5월 창업주 김영찬이 대전 대덕연구단지 특구에 직원 5명으로 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홍익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그는 삼성전자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임원반열에 오르면서 골프를 접하게 됐고 퇴사후 한 두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에 인생을 걸겠다’는 신념으로 시뮬레이터 개발에 올인한다. 그의 기업가 근성이 삼성 특유의 DNA를 닮아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2001년 첫 모델을 시연한 골프존은 이후 엄청난 속도로 사세를 넓혀 지금은 1조원대 자산규모로 성장했다. 2008년엔 매출 1000억을 달성했고 2011년 코스닥 상장, 2013년 월드클래스 300기업 선정에 이어 지난해에는 회사경영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실질적인 그룹 형태를 갖추게 됐다. 현재는 필드 골프장사업과 문화재단, 그리고 중국 일본 등 해외법인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공시된 자회사와 손자회사만도 16여개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업초기 든든한 파트너였던 전국의 스크린골프장 점주들로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광고문구에서도 드러났듯이 둘 사이는 시나브로 원수지간이 됐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명의로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는 점주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골프존 성장은 전국 점주들로부터의 착취 결과’라는 것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대통령을 위시한 국가 권력차원의 대책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실 골프존의 성장엔 한 때 5000여개로 추산됐던 전국 점주들의 기여가 절대적이다. 처음 시뮬레이터 기계를 들이고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이 오로지 본사의 결정으로 산정될 뿐만 아니라, 점주의 입장에선 돈좀 벌겠다 싶으면 번번이 발목을 잡은 게 본사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다. 프랜차이즈 업태에선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IT기술이 핵심인 골프 시뮬레이션 사업에선 유독 더 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대충만 꼽아도 골프존은 지금까지 Live(2007년)-Real(2011년)-Vision(2012년)-Vision+(2015년)라는 이름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를 시행해 왔고 그 때마다 많게는 수천만원대 비용을 점주들한테 물려 원성을 샀다. 고객들이 한번 스크린골프를 즐길 때마다 본사가 꼬박꼬박 챙겨가는 1인당 2000원의 이용료도 점주들로선 뚜껑이 열리는(?) 처사다(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음). 골프존측은 또 새로운 프로그램 Next Vision을 개발해 놓고 출시를 준비한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골프존에 대해 끼워팔기 혐의로 과징금 43억여만원 처분을 내려 이러한 관행에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점주들의 집단행동은 벌써 3년째다. 청와대를 향한 서명 탄원과 대형집회, 노숙농성, 릴레이 시위등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충북에서도 지난해부턴 단체행동을 조직화했다. 그럼에도 김회장이 대화에 나서지 않자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측은 국가권력과의 유착을 의심하고 있다. 이번 신문광고에서도 조합측은 대통령 해외순방에 김영찬 회장이 동행한 사실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캐나다와 미국을 상대로 한 대통령 순방 때 경제사절단에 포함됨으로써 그러잖아도 업계의 시선을 받았다. 이를 두고 당시 일부 언론은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이상한 기업인’ 등으로 표현하며 그를 주목했다. 아무리 IT업종이라지만 스크린골프업의 대표가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것에 의문을 단 것이다.

MB정권에선 더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2010년 G20정상회담이 열린 서울 코엑스 외부공간에 골프존 체험장을 설치해 해외정상과 외국기자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문화컨텐츠’로 소개한 것이다.

골프존의 창업때부터 부친과 함께 해 오다가 지난 2013년 돌연 대표이사직을 사퇴한 아들 김원일씨가 올초 보유주식의 블록 딜(큰 손들의 시간외 매매)과 주주배당으로 졸지에 500여억원의 현금을 챙긴 것도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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