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집계, 청주 4개 선거구 읍면동별 개표 현황 분석

20대 총선의 지역구 투표소별 개표현황이 공개됐다. 유권자의 표심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초자료이며 지역별 선거운동원들의 역량을 판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도내 8개 선거구 가운데 접전을 벌였던 청주 4개 선거구의 읍면동별 득표현황이 흥미롭다. 대체로 아파트 밀집지역인 택지개발지구는 더민주당의 표밭이었고 시군통합으로 합쳐진 청원군 지역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국민의당은 아파트 지역이 농촌지역보다 다소 높은 득표율을 나타냈다. 결국 청주권의 경우 제3당의 출현은 새누리당 보다 더민주당의 표를 더 잠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 20대 총선의 지역구 투표소별 개표현황이 공개됐다. 유권자의 표심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초자료이며 지역별 선거운동원들의 역량을 판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사진은 지난 4.13총선 투표장면. 사진/육성준 기자

상당구/ 후반 추격전, 2.2%까지 따라붙어

청주 상당구의 경우 새누리 정우택 의원과 더민주당 한범덕 전 청주시장이 승부를 겨눴다. 두 사람은 10년 전인 2006년 민선 4기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일전을 치른바 있다. 한 전 시장의 완패로 끝났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선거로 선회해 당선됐다. 2010년 도지사 선거에서 이시종 지사에게 패한 정 의원은 2년뒤 총선에서 상당구 국회의원이 됐다. 각자 1번의 선거패배를 딛고 재기한 두 사람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또다른 대결을 벌인다. 한 전 시장이 재선에 도전했고 새누리당 이승훈 후보는 정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결국 여론조사 예상과 달리 이승훈 시장이 승리했고 한 전 시장은 20대 총선 상당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한 전 시장 스스로 정 의원에게 두번 고배를 마신 것으로 여겨 명예회복에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20대 총선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정 의원을 앞선 적은 없었다. 오히려 3월말 방송사 합동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5%로 좁혀져 선거캠프를 고무시키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종 개표결과 정 의원은 한 후보를 1739표차로 따돌려 유효투표수로 보면 2.2%에 불과했다. 정 의원은 중앙동, 탑대성동, 영운동을 비롯해 낭성, 미원, 가덕, 남일, 문의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반면 한 전 시장은 금천동, 용암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과 관외 사전투표에서 앞섰다. 특히 청주 4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관외 사전투표 지지표 차가 800여표로 가장 적었다.

서원구/ 국민의당 정당지지율 두드러져

청주 서원구의 경우 더민주당 오세제 의원과 5전6기를 노리는 새누리당 최현호 후보가 맞붙었다. 선거운동 기간내내 여론조사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해 승패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결국 개표 해프닝을 겪으면서 현역 오 의원이 1318표차로 최 후보를 따돌렸다. 최종 개표한 관외 사전투표에서 1653표 앞선 오 의원이 전세를 뒤집었고 청주 4개 선거구 가운데 최소표차였다. 두 사람은 17대 총선이후 4번째 대결을 벌였고 가장 치열한 선거전을 치렀다.

신승에 고무된 오 의원은 투표 다음날부터 당선사례 인사로 현장을 누볐고 최 후보는 2~3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 후보는 낙선사례 프래카드를 내걸며 재도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 안창현 후보의 11.4% 득표가 주목된다. 객관적으로 더민주당 성향의 표가 더 많이 갔다면 3당 구도에서 다음 선거도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원구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국민의당이 23.5%(2만4444표)를 득표해 청주권 4개 선거구 가운데 두각을 나타냈다.

동면별로 보면 아파트밀집지역인 산남동, 분평동, 성화개신죽림동만 더민주당이 이겼고 나머지 6개동과 남이면, 현도면에서는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특히 아파트밀집지역 3개 동의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차기 총선에서 의미심장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원구/ 율량2지구 입주민 당락 좌우해

청주 청원구는 더민주당 변재일 의원과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의 세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애초 17대 총선에서 변재일 후보가 54.76%(2만7958표)의 득표율로 24.93%(1만2732표)에 그친 오 후보를 누르고 초선의원이 됐다. 18대에서는 변 후보가 44.5%의 득표율로 39.8%의 오 후보를 물리쳤고 이번 20대에는 변 후보 42.1%, 오 후보 38.4%를 득표해 3094표 차로 승리했다. 당초 여론조사는 오 후보에게 유리했지만 경선 컷오프된 권태호 후보가 무소속 출마하면서 여당의 확장성이 가로막혔다는 분석이다.

변 의원도 청원군수 출신 이종윤 후보를 경선배제시키면서 청원군 지역의 역풍이 만만찮았다. 실제로 내수읍, 북이면에서 19대에 비해 득표력이 떨어졌다. 변 의원은 아파트밀집지역인 오창읍, 율량사천동과 오근장동 3곳에서만 승리했다. 하지만 율량2지구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더민주당 지지세가 확장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관측된다. 관외 사전투표에서도 1500표 가량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창읍은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새누리 5,506표, 더민주당 7,404표, 국민의당 5,825표로 나타나 더민주당 텃밭으로 확인됐다.

흥덕구/ 더민주 텃밭에 도 의원 인지도

청주 흥덕구는 지역구 첫 출마인 더민주당 도종환 의원과 새누리당 터줏대감 송태영 후보가 겨뤘다. 더민주 노영민 의원의 3선 텃밭이라는 점과 도 의원 개인 인지도로 인해 시종 유리한 선거전을 펼쳤다. 송 후보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전력누수가 생겼다는 자체 분석이다. 정윤숙 의원, 신용한 위원장 등 쟁쟁한 예비후보를 물리쳤지만 경선 컷오프된 김준환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더이상 상승기류를 타지 못했다.

더민주 도 의원은 청주 4개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강서1·2동 농촌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 두 후보의 표차는 9949표로 3개당+무소속(김준환 후보) 구도로 보면 압도적인 승리였다. 특히 복대1동에서 4000표이상 앞섰고 오송읍과 봉명2·송정동에서도 1000표이상 이겼다. 송 후보는 옥산면에서 선전했고 강내면, 봉명1동, 운천신봉동에서 100표 내외로 앞섰다.

강서1동의 경우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새누리 9,162표, 더민주 3,088표, 국민의당 2,552표, 정의당 2,090표로 나타나 이채로웠다. 극과 극인 보수 새누리당과 진보 정의당의 득표율이 청주 4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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