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한 표의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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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한 표의 무서움
  • 김남균 기자
  • 승인 2016.04.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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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윤호노 충주담당 차장
▲ 윤호노 충주담당 차장

지난 4월 5일 ‘2016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진웅의 수상소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시상식에서 조진웅은 “부끄럽다”고 운을 뗀 뒤 “영화 ‘암살’을 작업할 때 현장에서 감독님이 ‘컷’을 외친 뒤 김해숙 선생님께서 ‘재현하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나라를 지킨 그 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말씀을 하셨다”며 “그 순간 정적이 흘렀다”고 했다.

조진웅은 “‘암살’은 나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오는 영화였다. 우리가 그 분들의 넋을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며 “기회가 있다. 선거합시다”라고 덧붙여 시상식장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조진웅은 영화 ‘암살’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 총기 전문 ‘속사포’ 역을 맡아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 존재감을 발휘했다.

현재 우리가 습관처럼 때가되면 치르는 선거는 멀게는 독립운동 및 6·25전쟁, 가깝게는 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얻은 피와 땀의 결정체다. 조진웅의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큰 의미로 와 닿지 않았던 선거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 조진웅의 수상소감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지난주 치러진 4·13 총선에 20~30대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런 탓인지 이번 총선은 이변이 속출했다. 30~40년 간 공고히 이어져왔던 한국정치의 지역구도가 붕괴됐다. 대구와 부산 등 야권진입을 허용치 않던 보수의 아성이 깨졌다. 호남과 더민주(과거 민주당)의 결합도 처음으로 와해됐다. 특정 정당의 깃발만 들면 꽂을 수 있는 지역이 없어진 것이다. 물론 아직도 지역구도가 남아있지만 그 축이 무너져 지역구도의 전면적인 재편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새누리당은 180석까지도 넘봤고, 160석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패배였다. 과반수는 고사하고, 제1당의 자리마저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새누리당의 참패 원인으로 외신들은 부진한 경제에 대한 실망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계속 쌓여만가는 가계부채와 30대 이하 젊은층의 기록적인 실업률 등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선전을 불러왔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망을 약화시키는 조치들을 추진하고, 정부에 반하는 행위를 한 사람들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다뤘다는 인식을 가져온 것도 한 원인이다.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대좌가 지난해 넘어왔다고 발표하는 등 정부의 얄팍한 속셈에 유권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민심이 완벽히 더민주당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을 앞서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제 선거는 끝이 났다. 유권자들은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국민의당 등 모든 정당은 이번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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