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반∼’ 정당들, 알맹이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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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반∼’ 정당들, 알맹이는 있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4.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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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 홍강희 편집위원
▲ 홍강희 편집위원

친반통일당, 친반평화통일당, 친반통합. 여기서 ‘반’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말한다. 올 총선 때 반 총장을 표방한 정당이 3개나 탄생했다. 세 군데 모두 이번 총선에 후보들을 냈다. 한대수 전 청주시장은 청주 상당구에서 친반통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으나 총 2937표, 전체 3.58%를 받고 3위를 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같은 당 김부기 후보는 대구 달서병에서 나왔으나 총 9.8%를 얻고 역시 3위를 했다.

친반평화통일당 유일한 후보였던 박하락 씨는 대구 북구을에서 출마해 0.5%를 얻고 4위를 했다. 또 친반통합의 유일한 후보였던 전병창 씨는 충남 당진에서 0.7%를 받고 5위에 그쳤다. 참혹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에서는 반 총장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를 지지하든 안 하든 경쟁력있는 대선후보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과연 내년 대선에 나올 것인가 등등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총선이 끝나자 반 총장이 참패한 새누리당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반’자를 넣은 정당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별로 없는 듯 하다.

한대수 친반통일당 후보는 청주시장을 역임했고 오랫동안 새누리당 청주상당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인지도 면에서는 당선자들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 높게는 득표율을 10% 가까이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후보 측에서는 급기야 선거 후반부에 반기문 총장 얼굴이 들어간 플래카드를 내걸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실제 반 총장과 관련이 있는 정당이냐는 의구심들이 가장 많았다. 친반평화통일당, 친반통합에 보내는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차라리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이 보다는 더 많은 표를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다. 정당은 반 총장을 표방했으나 반 총장이라는 알맹이가 빠진 정당이라고 보는 게 유권자들의 시각이었다. 그리고 비슷한 이름을 단 정당들이 한꺼번에 3개씩이나 나온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었다.

친반통일당은 지난 3월 7일 청주시 올림픽생활국민생활관 대강당에서 창당대회를 했다. 그러나 이슈가 되지 못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런 행사를 하는지조차 몰랐다. 반 총장과 연고가 있는 충북에서 대회를 하면서 일종의 ‘컨벤션효과’를 거두려고 한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컨벤션효과’란 전당대회·경선행사와 같은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누가 무슨 정당을 창당하든, 누가 무슨 정당에 입당하든 자유다. 선거에서 표 많이 얻어 당선되면 그만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당을 만들어 당원들을 모집하고 총선후보를 내는 것은 사적인 일이 아니다. 막중한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한국정당사를 보면 그동안 명멸해간 정당들이 숱하게 많았다. 그렇지만 정당은 금방 만들었다 금방 없앨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세상에 나온 이상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반 총장을 내세운 정당들이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반 총장을 욕되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일부 유권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런 우려는 반 총장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드는 생각이다. 반 총장이 지난 2006년 UN 사무총장이 됐을 때 흥분한 사람들이 고향 충북 음성에 동상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반대여론이 많았다.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 경우 오히려 반 총장을 욕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었다.

반 총장이 태어난 충북 음성군과 학교를 다닌 충북 충주시에서는 10년 동안 반기문 마케팅을 해왔다. 그 중에는 조악하고 필요없는 사업들도 많다. 준비없이 반 총장 이름만 넣은 사업은 관객들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 해 안하느니만 못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반’자가 들어간 정당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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