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단독 추천 원죄(?)에 탈락지역 반발 고민

 4. 12 총선에서 더민주당 3석을 유지하며 한시름을 던 이시종 지사가 국립 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청주시와 제천시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충북도가 두 곳 중 하나를 후보지로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토교통부는 충북 후보지를 한곳으로 단일화해 달라고 요구했고 도는 후보지 선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에따라 도는 철도 전문가 4명, 국립청주박물관 1명, 청주시와 제천시 관계자 1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문제는 어디가 후보지로 선정되든 뒷감당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제천이 탈락될 경우 심각한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당초 충북도는 충북선-중앙성-태백선이 갈리는 전통적인 철도교통 중심지인 제천을 제외하고 청주 오송을 단독신청하려 한 원죄(?)가 있다.

제천 윤홍창 도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충북도가 시군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철도박물관 후보지로 오송을 단독 추천했다. 오랜 철도 역사를 간직한 제천시에는 도전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항의하면서 복수 추천으로 바뀌게 된 것.

따라서 제천을 다시 탈락시킬 경우 '두번 죽이기'라는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또한 이 지사가 강조해온 도내 지역균형발전 시책에도 걸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차기 지방선거를 감안하면 제천지역에 돌이킬 수 없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같은 당 소속의 이근규 제천시장과 국회 국토위원회 배정이 유력한 제천단양 권석창 당선자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독 추천하려 했던 청주 오송이 탈락한다면 이것 또한 난감한 일이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미래 철도교통 중심지로 급부상된 오송의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충주 출신의 이 지사가 자신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상대적 불이익론'을 제기해 온 일부 청주 오피니언 리더들의 여론을 잠재울 기회이기도 했다. 애초 단독 추천지가 도의 입장변경으로 탈락하는 결과가 빚어진다면 명분론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충북도는 선정심의위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모두 외부 기관 인사로 구성키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객관적인 선정심의위를 구성했다고 해도 탈락된 지역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청주 오송, 제천이 제시한 유치 당위론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근거있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어떤 결정이 나든 이시종 지사가 직접나서 뒷감당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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