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생각한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우리말에 자주 쓰는 ‘값’이란 가격이나 값어치 등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영어의 Price, Cost, Value같은 뜻이 된다. ‘값’은 ‘꼴값 한다’라는 말이나 ‘얼굴값 한다’와 ‘주제도 모르고 꼴값 한다’라는 문장으로도 쓰인다. ‘꼴값’이란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며, 가격을 의미하는 ‘값’은 두 의미 계열이 있다.

그 하나는 사고팔기 위해 매겨진 사물의 금액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을 사고 팔 때 주고받는 돈이다. 돈을 의미하는 말로는 ‘땅값, 몸값, 쌀값, 옷값, 집값’ 따위가 있다. ‘땅값’은 땅의 값이며, ‘몸값’은 노동이나 사람의 값을 의미한다. ‘쌀값’은 미가(米價), ‘옷값’은 옷의 가격이다. 사물의 금액을 의미하는 ‘값’은 또 가격의 정도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말도 있다. ‘갯값, 금값, 똥값, 싼값, 헐값’이 그것이다. ‘갯값’은 ‘똥값’과 동의어로, 형편없이 싼 값을 말한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발음은 같으나 뜻이 다른 ‘값’과 ‘갑(甲)’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 전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창립 15주년을 맞이하였다. 15년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4명으로 시작한 재단은 이제 40명의 직원들과 연구진들이 일하고 있으나 청주의 문화는 무엇이 바뀌었고 시민들은 무슨 문화를 즐기며, 유아에서부터 청소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생활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지금은 무슨 일로 ‘몸값’을 했으며 어떤 일로 ‘밥값’은 하고 있는지 시민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지난해 문화재단은 이제 지역의 대표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아홉 번째로 진행하였다. 나름대로 청주를 국제적 문화도시로 성장시키는 일에 일조하였으나 이 또한 지나간 일이다. 20년의 역사가 되어가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왜 만들어졌으며, 비엔날레 개최도시로써의 목적에 걸맞은 ‘꼴값’을 했는지 혹, ‘꼴甲질’을 누군가에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벌써 문화재단은 ‘제10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준비에 들어갔다. 필자가 지역에서 문화기획과 예술행정, 그리고 지역문화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열사람의 기획자보다 한사람의 문화마인드를 가진 행정공무원 등 공공영역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문화와 관련한 공공영역 담당자들의 업무 연속성과 사명감 그리고 전문성 및 미래적 비전을 갖춘 ‘문화적 공공 영역 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지금 국내 대부분의 도시는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문화적 우위를 선점한 후 관광도시로 진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과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공예문화예술의 도시 청주에도 모처럼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름 아닌 ‘한국전통공예예술촌’을 건립하기 위한 제안이 들어 온 것이다.

이 제안은 ‘한국전통공예진흥협회’의 숙원사업으로 벌써 수년째 적합한 지역을 찾으려고 노력하던 사업이었다. 국가 무형문화재급 장인들과 명장들의 작업 공간과 동시에 전통공예의 체험과 판매, 교육과 전수, 전통문화와 한류가 결합되어 현재와 미래가 융합되는 문화산업 관광자원으로의 ‘한국전통공예문화’와 ‘전통문화’의 발현을 통한 창조경제 기반구축에 설립 목적이 있다.

연간 1,000만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전주한옥마을’도 20년 만에 맺어진 결실이지만, ‘라이프스타일’로써의 관광 상품일 뿐이며, ‘용인 민속촌’ 역시 드라마 촬영지에 지나지 않는 단순한 ‘민속문화’지만, 청주시에서 계획하는 ‘한국전통공예예술촌’은 확실한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급 장인들을 직접 보고 만날 수 있고, 체험하며 구매하고 즐기고 숙박이 가능한 전통문화와 한류가 결합 현재와 미래가 융합되는 문화산업 관광자원으로의 창조경제 기반구축은 물론, 컬쳐쇼핑, 전통문화관광, 체험관광, 스토리관광, 힐링관광으로 집객효과의 극대화로 청주의 관광산업을 견인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판단하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다양한 관점은 좋으나 편견과 고정관념이 예전처럼 작동되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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