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버세요’가 새해인사가 된 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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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버세요’가 새해인사가 된 세태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2.05.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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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요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는 ‘돈 많이 버세요’라는 인사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그전 같으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하는 덕담이 새해인사의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돈 많이 버세요’에 ‘부자 되세요’ ‘대박 터뜨리세요’가 가장 인기 있는 새해 인사말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인터넷 웹사이트에도 온통 돈 얘기로 가득한 모양이니 바야흐로 세태의 변화를 실감하게됩니다.
경기침체로 너나 할것없이 힘든 한해를 보내왔기에 ‘돈 많이 벌라’는 인사말이야 덕담치고는 현실적인 덕담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도 새해 첫인사로 ‘돈 노러라니 어쩐지 배금주의에 물든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을 보는 듯 해 씁쓸한 느낌을 숨길 수 없습니다.
사실 지난 날 동양의 유교사회에서는 돈을 곱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돈에는 반드시 재앙이 따르기 때문에 ‘황금을 돌로 보라’고 가르치면서 심지어 ‘돈은 똥(錢本糞土)’이라고 한 것은 모두 그것을 멀리하라는 경고였던 것입니다.
서양속담에 ‘돈은 산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죽은 사람을 무덤에서 불러내기도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중국 명언에 ‘돈은 신(神)과도 통한다’고하여 전가통신(錢可通神)이라 한 것 을 보면 돈의 무소불위 에 대한 인식은 고금(古今)이 없고 양(洋)의 동서가 없는 듯 합니다.
이 세상에 돈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너나없이 모두 돈을 갖고 싶어합니다. 돈이 있으면 하루아침에 명예와 권력을 얻을 수도 있고 갖고싶은 것도 모두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한결 같이 돈을 갖기 위해 노심초사합니다.
그러나 돈은 갖고 싶다고 해서 많이 가져지는 것은 아닙니다. 옛 글에 대부유천(大富有天) 소부유근(小富有勤)이라 하였습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너도나도 부자가 되기 위해 허공을 향해 ‘돈,돈,돈’을 부르짖으며 허우적댑니다. 갖지 못한자는 갖기 위해, 가진 자는 더 갖기 위해 잠을 설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돈에는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는 사실입니다. 머지 않은 지난날 대통령이 두 사람씩이나 영어(囹圄)의 몸이 됐던 것도, 장관이, 국회의원이, 그리고 더 많은 내 노라 하는 사람들이 패가망신을 한 것도 모두 돈 때문이었음을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습니다.
돈은 좋은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좋은 줄만 알았지 그 돈이 평생 쌓아올린 권세와 부와 명예를 한 순간에 빼앗아 가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줄은 알지 못 합니다. 어제오늘 돈 때문에 많은 이 들이 덫에 걸려 화(禍)를 입고있는 것을 보면 아닌게 아니라 돈에는 마(魔)가 따르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돈은 정재(淨財)와 악재(惡財)가있습니다. 정재는 순리에 따라 깨끗이 번 돈이고 악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더러운 돈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재의 길을 택하기보다 버는 데만 혈안이 돼 선악을 가리지 못 합니다. 그 때문에 패가망신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돈이 신(神)이 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돌로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죄악시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깨끗한 돈과 더러운 돈을 분별할 줄은 알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이 땅의 젊은이들이 새해인사로 ‘돈 많이 버세요’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돈을 모으되 정직하게, 순리대로, 땀 흘려 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회를 위해 다시 되 돌려 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하겠습니다.
필자는 소년시절이던 40여 년 전 한 친구가 써 준 글을 아직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라. 그러나 이것을 구분해야된다. 돈을 위한 인간과, 돈을 필요로 하는 인간을…’. 오늘 다함께 음미해 봐야할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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