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서동 한중구씨 황금소나무 모른 채 12년 키워
부인 박금순씨 “황금소나무 잎으로 송편 쪄 먹기도”
세계적으로 희소성을 인정받고 국내에는 두 그루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금소나무를 청주시 한 가정집에서 12년째 키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중구(60)씨로 12년 전 우연찮게 황금소나무를 구입하게 되었다.
미운오리새끼 알고 보니 백조
과수원과 묘목 을 키워 판매하는 농장을 운영하는 한씨는 12년 전 소나무를 키워서 팔 요량으로 전북의 한 묘목점에서 1년생 소나무 묘목 500주를 사왔다. 나무를 팔기도 하지만 워낙 나무를 좋아했던 그는 그 중 3그루를 집 앞마당 공터에 심었다. “사 올 당시 빛깔이 일반 소나무보다 약해 상품가치가 없는 나무라고 생각해 버리긴 아깝고 해서 앞마당에 심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한씨의 부인 박금순(59)씨는 지금 생각하면 가슴 철렁했던 3년 전 이맘때 사건을 이야기했다. “솔잎이 너무 무성해 정리도 겸할 생각으로 솔잎을 따서 이웃주민들과 송편 찌는데 사용했다. 귀한 황금소나무인줄 알았다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요즘 한씨의 집은 마을의 명소가 되었다. 예전에 그냥 지나치던 이웃 사람들도 황금소나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해한다. 한씨는 가끔 외지인들이 찾아와 가격을 묻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태풍의 영향으로 키우던 묘목과 과실수들이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던 한씨는 황금소나무가 복을 안겨줄 것 같은 기대감에 다
시 힘을 내어 농장을 가꾸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산림원 산림생태과 최명섭 연구원은 “국내에서 발견된 황금소나무 중에서도 그 빛깔이 가장 좋다. 생물다양성자원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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