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회 ‘제 역할 못한다’ 비판 여론, 경찰 수사 착수

▲ 음성군 공무원과 업자 간 유착관계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견제·감시할 음성군의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음성군 공무원과 업자 간 유착관계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견제·감시할 음성군의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직무유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음성군 및 음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군 공무원 3명과 업자들은 지난 2월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공무원들은 단순히 친목도모가 목적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동행한 업자들은 음성군과의 계약을 싹쓸이 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음성군이 광고와 관련해 기획사와 맺은 계약 금액은 12억 원으로 전해졌다. 이중 공무원과 해외로 골프를 치러 간 A업체는 전체 금액의 42.5%가 넘는 5억 1000만 원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2위 업체가 2억 7000만 원으로 22%에 불과하고 3위와 4위가 1% 남짓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A업체는 수의계약으로 3억 8000만 원이 넘는 계약을 따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자와 공무원 간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룸살롱 접대도 터져 나와

음성군은 업체의 규모와 능력이 다르다고 하지만 A업체가 따낸 계약의 대부분은 간판이나 책자 제작 등으로 작은 규모의 업체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 일을 맡겨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담당자들이 견적이 싸거나 본인들이 일을 맡겼을 때 잘한 경우에 한 곳을 계속 선호하게 된다”고 했다.

음성군 공무원과 업자들의 밀월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모 방송에서 취재결과 일부 공무원들이 업자들과 룸살롱에서 상습적으로 술접대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골프여행을 다녀온 업자 등 지역업자 3명과 음성군 상수도사업소 공무원 등 음성군 공무원 3명이 음성지역 고급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당시 술값만 300여만 원 나왔고, 그 값은 함께 온 업자가 계산했다. 술만 마셨다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액수로 속칭 2차 ‘성접대’까지 받았을 것이란 의혹이 일고 있다. 해당 공무원도 술접대를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종종 있는 자리고 자신이 계산한 적도 있다면서 ‘대가성 없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음성군은 3월 초 업무 관련 업자와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공무원 3명을 경징계 처분했다. 군청 6급 공무원 1명과 7급 공무원 1명을 감봉 1개월, 나머지 6급 공무원 1명은 감봉 3개월 처분했다. 감사팀은 접대 골프 가능성을 두고 이들의 계좌를 추적했지만 여행경비는 모두 자부담한 것으로 확인했다. 대신 직무관련 업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물어 6급 공무원 2명을 각각 대소원면과 금왕읍으로, 나머지 1명은 음성읍으로 징계성 인사조치했다.

“두손 놓은 군의회, 직무유기”

경찰은 공무원과 업자 간 유착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접대골프 의혹을 사고 있는 공무원 3명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업자와 공무원의 유착관계를 파헤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접대에 대해 조사 착수에 들어갔다”며 “룸살롱 접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수사를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음성군의회의 태도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군의회가 침묵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거나 군정질문도 할 만한데 이렇다 할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군의원은 “음성군정을 얘기하면 창피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의원들이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며 “어떤 의원은 골프를 치러간 공무원들이 친구끼리 간 것인데 그것이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도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고, 수사내용을 보고 얘기하자는 것이 의원들의 태도”라며 “현재로서는 의회 차원에서 특별히 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군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군민 김모씨(43·음성군 음성읍)는 “의원들을 뽑아준 것이 군민들을 대신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라는 것인데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음성군의 행태도 한심하지만 제 역할을 못하는 의회가 더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김씨는 “지금이라도 의회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공무원과 업자들 간 뿌린 깊은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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