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겨울랠리다. 장거리 자동차 경주(rally)에 나선 처럼, 주가가 ‘상승 레이스’ 국면에 돌입한 감을 주고있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부쩍 호전됐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실로 오랜만에 100선을 넘어 조기 경기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도 연일 뜀박질이다. 128메가 SD램의 경우 현물가격이 3달러를 넘었다. 1달러도 안되던 작년 11월초와 비교하면 현기증이 다 날 정도다. 때문에 하이닉스 반도체의 회생 가능성에도 파란불이 켜 진 느낌이다. 수출전선을 비롯, 올 국내 경제전반에 걸쳐 낙관무드가 확산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 속에서도 경제지표 상에는 완연한 훈풍이 불고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유럽은 ‘E-DAY’의 개막을 대대적으로 자축했다. 미국에 빼앗긴 세계 경제패권의 탈환을 절치부심 고대해 오던 유럽이 공동화폐인 유로화를 출범시킨 것이다. 유로화의 국경 ‘E-ZONE’에는 12개국 3억여명의 ‘시민’이 새롭게 편입됐다. 유럽은 정치적 국경은 내버려두고 단일화폐로 경제국경만 통합, 거대블록을 형성함으로써 최근 일방주의적 성향이 점점 강해지는 미국에 맞서려는 미증유의 역사적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 역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제조업 경기가 상승하는 등 세계는 지금 경제에 대한 기대심리로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어쩌면 ‘새해효과’ 때문에 기대감이 더 확산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인이야 어디에 있든 분명한 사실은 우리들 가슴에 모처럼 ‘뭔가 나아지지 않겠는갗 하는 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올 한해는 말처럼 부지런히 뛰지 않으면 안될 큰 일들이 우리 앞에 잔뜩 기다리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경기는 우리가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국운상승의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집 안마당으로 눈길을 돌리면 당장 오송바이오엑스포 행사가 기다리고 있고, 지역에 새 모멘텀과 성장견인의 ‘엔진’이 될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가 착공될 예정이다.
지방선거와 대선은 더더구나 중대사이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4-5년후 좌표상에서 우리 공동체가 그려놓을 궤적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뜀뛰기 전에 숨고르기가 필요하듯 여기서 반드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4년전인가 당시 충북은행이 마련한 특강에서 책 ‘W이론을 만들자’의 저자 이면우 서울대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IMF직후 실의에 빠져있던 우리 사회에 ‘다시 뛰자’는 구호가 높이 제창되던 때 그는 “어디로 뛸 것인지 생각도 않고 무작정 뛰자고 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런 주장은 없다”며 정향성(定向性)없는 무모한 ‘뜀뛰기’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혼자서 달리기는 하지만 어디로 뛰어야 할 지 모르는 야생마에게 방향을 잡아 주는 ‘기수’가 꼭 필요하듯, 우리 사회에도 공동운명체의 미래를 향도(嚮導)할 훌륭한 기수가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우리의 기수를 잘 뽑아야 할 이유는 더욱 절박한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