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불법대출금으로 매입한 산업폐기물업체 증설반대 소용돌이

지난 98년 도내 최대 대출사기 사건으로 기록된 청주 내덕농협 500억원 불법대출 사건의 후유증이 충남 보령시에서 발생했다.

 당시 검찰 조사결과 불법 대출자금 가운데 50억원을 보령에 소재한 산업폐기물처리업체 (주)보령화성산업 인수자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1년 허가기간이 만료된 화성산업은 현재 증설허가를 받기위해 보령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성산업의 실소유주는 99년 불법대출 사기사건의 주범인 윤태한씨이지만 사건직후 구속수감되면서 대리사장으로 남모씨를 내세웠다. 윤씨는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99년 12월 31일 밀레니엄 특사로 가석방됐다. 특히 윤씨의 가석방 1주일만에 자신의 운전기사로 최측근 역할을 했던 홍모씨가 자신의 원룸에서 자살한 채 발견돼 지역 조직폭력배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자살한 홍모씨는 청주 ㅇㅇ파 보스로 알려진 K씨에 대한 원망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고 자살동기를 놓고 억측이 난무했다.


윤씨가 매입한 화성산업은 자체적으로 공개한 연매출이 90억원이 넘는 ‘알짜배기’ 업체로 알려졌다. 화성산업은 증설허가를 반대하는 대책위를 상대로 지난해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를 제기했는데 소장에서 회사 연매출을 92억원으로 기재했다는 것. 따라서 허가기간인 96~2001년까지 매출이 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폐기물의 경우 매립대상에 따라 t당 처리비가 수십만원에 달하는등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혜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충북농협의 98년 불법사기대출 사건직후 채권보전조치로 화성산업에 50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윤씨는 99년말 가석방이후 화성산업을 오가며 회사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1년 허가기간 만료이후 증설허가 신청이 주민들의 집단반발로 가로막힌 상태다. 화성산업은 행정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새 시장취임이후 또다시 도시계획변경요청 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기존 매립장 8000평을 포함한 총 4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보령시도시계획에 폐기물매립시설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다.

 특히 보령시는 지난 98년 3월 해당 부지를 도시지역변경 예정지구로 지정했기 때문에 반대주민들의 눈치만 살핀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존 화성산업 매립장 부지 8000여평은 충북농협의 경매신청으로 지난 6월 7억6990만원에 낙찰됐다. 이에대해 주민반대대책위 최영철위원장은 “여자이름으로 낙찰을 받았는데 화성산업과 관련된 인물로 알고 있다. 대리인을 내세워 낙찰받은 의혹이 짙고 어차피 증설허가를 받으려면 기존 매립장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당초 충북농협에서 경매신청할 때도 이를 막기위해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청주지역 Y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농협에 전화를 걸어서 ‘밀린 이자를 받고 우선 경매신청을 미룰 수 없느냐’고 청탁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내 고향땅에 5년간 산업폐기물을 끌어다 묻은 것도 억울한데, 4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내달라는 것은 우리한테 고향을 떠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7년 6월 윤태한씨가 화성산업을 인수하면서 증설허가까지 전 소유주 유모씨가 책임지는 것으로 계약했다는 것. 하지만 여의치않자 윤씨의 책임추궁이 이어졌고 전 소유주 유씨가 반대민원을 해결해 준다는 모씨에게 2억원을 건네주는 바람에 법정공방이 벌어지는등 소동을 겪고 있다. 청주시를 떠들썩하게 했던 500억원 불법대출사건의 여진이 6년뒤 엉뚱하게도 충남 보령땅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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