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협조했다고 공짜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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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무감사 협조했다고 공짜 해외여행?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3.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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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유공공무원 표창하면서 동남아·미국 등지로 보내
각 상임위원회에서 선정하나 기준 모호···‘의원 지역구 공무원 보낸다’ 소문

청주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유공공무원 표창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방의회는 1년에 한 번 집행부에 대해 종합감사 성격의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대부분 11~12월에 하지만 청주시의회는 올해부터 일이 집중되는 연말을 피해 6월에 한다.


그런데 시의회는 한 번에 몇 천만원씩의 예산을 들여 유공공무원들에게 해외연수까지 보내고 있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공무원으로서 시민의 복리증진과 투명한 행정구현을 위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집행부 공무원을 선정하고 포상으로 해외연수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형적인 생색내기와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다.
 

▲ 2016년 유공공무원. 사진=청주시의회


이 제도는 민선6기 통합청주시의회가 2015년 처음 시작했고 올해가 두 번째다. 청원군의회 의장을 지낸 김병국 시의장은 군의회에서 유공공무원을 선정해 해외연수를 보냈다. 이 제도가 좋은 것이라며 통합청주시의회가 출범한 뒤에도 실시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 말이다.
 

시의회 6개 상임위는 각 3명씩 유공공무원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는 총 18명의 유공공무원이 선정됐다. 해외연수는 의회직원 1명을 포함해 19명이 동남아로 갔다. 연수는 4박5일 동안 이뤄졌다. 하지만 이름이 연수이지 해외여행이다. 일정표를 입수한 결과 태국 치앙마이 구 시가지, 카렌족마을, 츠위타컨불탑, 타킬렉 시장과 라오스 돈 사오섬  등을 관광했다.
 

그러면서 명목상으로는 치앙마이 나이트바자를 다녀오고 야시장 활성화 방안 모색, 롱아운 온천 시설을 견학하고 청주시 관할 온천 활성화를 위해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또 태국 최대의 수공예단지 싼캄팽 민예마을을 견학하고는 수공예품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둘러 봤다고 했다. 여기 들어간 예산은 1인당 130만원씩 총 2470만원.
 

올해는 지난 1월 28일 총 17명의 유공공무원을 선정했다. 해외연수는 수준을 대폭 높여 미국으로 보냈다. 예산도 1인당 240만원씩 대폭 올려 총 4320만원이 들어갔다. 의회 직원 1명이 포함된 액수다. 이들이 지난 2월 15일~23일 7박9일 동안 방문한 곳은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라스베거스 브라이스·자이언·그랜드 캐년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차이나타운·소살리토 등 미국 서부지역이다.
 

"실제 행정감사에서 공을 세웠나?"


이 연수는 일정의 대부분이 관광으로 짜여진데다 유공자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도 않다. 상임위원회에서 추천하는 것이므로 권한은 위원장에게 있다. 올해는 5~7급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갔으나 이들이 실제 행정사무감사시에 공을 세웠는가는 미지수다. 특히 동사무소는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는데 올해 동 직원이 받자 뒷말들이 많았고, 본청보다 상대적으로 감사를 약하게 받는 시 사업소 직원들이 줄줄이 선정되자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의원들이 편애하는 공무원 혹은 같은 지역구 공무원이 선정된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 2015년 유공공무원. 사진=청주시의회


한 의원은 “공무원들이 행정사무감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유공공무원을 선발해 해외연수까지 보내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다”고 잘라  말했다.

 

또 모 의원은 “상임위별로 알아서 추천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도 어떻게 선정되는지 정확한 사정을 모른다. 그래서 이 제도를 불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선정된 사람들이 행정사무감사 유공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공무원도 이에 대해 “의원들이 친소관계를 따지거나 같은 지역구에 사는 공무원들을 뽑는다는 말들이 있다. 신뢰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청주시의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유공공무원 표창 및 해외연수 시행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병국 의장은 당시 “행정사무감사가 한 해 동안 시행된 청주시행정의 문제점을 검토, 대안을 찾아가는 생산적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항간에는 해외연수 제도가 곧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선심성 행정이냐는 비아냥 소리도 있다.
 

청주시의회처럼 행정사무감사 유공공무원들을 해외여행까지 보내고 거하게 포상하는 곳은 흔치 않다. 충북도의회는 행정문화위원회가 행정사무감사 우수부서를 선정해 표창할 뿐이다. 다른 위원회는 하지 않고 행정문화위원회는 작은 상패를 부상으로 주었다. 지난해 12월 2015 우수부서로 선정된 곳은 관광항공과. 수감자료 작성과 제출 충실도, 답변 성실도, 수감태도 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른 지자체에서는 경기 화성시의회가 우수부서와 모범공무원 등을 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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