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가 6대 임기를 6개월여 남겨놓고 때아닌 의장 선거의 열기에 휩싸였다. 곽달영의장이 지난달 국민주택기금 유용 혐의로 청주지검에 구속된 뒤 재판을 받으면서 구속후 40여일만에 의장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곽의장의 구속 후 주민 여론과는 무관하게 곽의장 구명 탄원에 나섰던 의원들이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먹거리를 두고 일사불란하게 의장 선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물론 궐위된 의장직을 다시 선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의장 선거에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7-8명의 의원들은 학연과 친분 등을 내세우며 지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드러내놓고 후보로 나설 수 없는 교황 선출 방식이라고 하지만 벌써부터 ‘누구 누구는 어느편’이라는 식의 세가 형성되고 있다. 그야말로 물밑 작업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의장 선출에 앞서 의장을 하겠다고 뛰는 의원들이나 의장을 선출할 의원들 모두 다짐해야 할 문제가 있다. 또다시 의장 선출과 관련한 띠끌 만큼의 잡음도 있어서는 않된다는 것이며 이번 기회를 의회 위상을 제자리에 올려놓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청주시 의회는 6대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부터 금품수수 잡음을 빚더니 결국 의장 구속이라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곽의장 구속과 별개의 문제라고 하지만 그로 인해 벌어졌던 의원들간의 반목과 위상 하락, 그 위에 탄생한 의장단의 취약성은 모두 맥락을 같이했다고 할 수 있다.
의장 선거와 관련해 1천만원씩 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원들이 줄줄이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아야 했다.
결국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가 의원들에게 뿌려진 사실이 경찰의 수사로 드러나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 개연성을 높여준바 있다.
청주시 의회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의 잡음을 의식하여 그후 ‘자정 결의대회’를 열어 깨끗한 의정 활동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곽의장이 거액의 지방세 체납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단체로부터 척결 대상에 포함되는가 하면 일부 의원의 경우 개인적 이익에 따라 소신이 흔들려 비난을 사는 등 의회의 위상은 말이 아니었다.
이제 청주시 의회는 의장 선출에 앞서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반추하여 반면교사로 삼는 자세와 의원 개개인의 각성이 절실하다.
모두 차기 선거를 위해 지역 주민을 만나 표를 구걸하기 전에 현재 의정 단상에 올 수 있도록 한 이전 표에 대한 최선의 보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보답은 지역 주민을 대표하여 시정을 감시하고 예산을 적정히 사용하도록 하는 시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는 것이면 족할 것이다. 그 역할과 요구가 더 커져서도, 더 작아져서도 안된다.
마지막 6개월의 자세와 신념이 다음 선거에서 얼마나 표를 값지게 할 것인지 달려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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