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원, 300억 원 투입 계획…道, 내달 4일 법인인가 여부 결정 ‘주목’
인근 주민 “공동묘지 마을 낙인 … 市 로고 사용, 공공사업처럼 현혹”

▲ 재단법인 천송원이 충주시 목벌동 일원에 수목장 조성을 재추진해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천송원 측이 충주시 로고를 사용(오른쪽 네모)하여 시의 사업인 것처럼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법인 천송원(가칭)이 충주시 목벌동 일원에 수목장 조성을 재추진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천송원은 주민설명회 자료에 충주시가 추진하는 것처럼 ‘충주시 로고’를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을 현혹한다는 지적이다.

천송원은 충주시 목벌동 산 39일원에 2030년까지 총 사업비 300억 원을 투입해 6만 5000㎡ 부지에 수목장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천송원은 지난해 7월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혐오시설인데다 상수도권 보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이 많아 사업추진이 중단됐다. 하지만 천송원은 최근 “수목장 조성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며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대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를 갖는 등 수목장 추진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목장이 들어선다면 공동묘지 마을로 낙인찍히는 등 마을 이미지가 훼손되고 인근에 위치한 종댕이길 역시 관광명소의 유명세를 벗게 될 것”이라며 “청정지역인 충주를 오염시키지 말고 당장 사업 추진을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은 “천송원은 충주시 로고 ‘Good 충주’를 사용하며 시에서 마치 추진하는 사업 인 듯 주민들을 현혹시키는 것도 모자라 모 회사 인부들의 주소지를 옮기고, 일부 주민에게 관광여행을 제공하는 등의 수법으로 찬성표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찬성 측 주민은 수목장 조성 예정부지 인근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재단법인은 반대보다 찬성하는 주민이 더 많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산가치 하락과 영업상 불이익으로 생계위협이 뻔하다며 즉각적인 법인 인가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또 충주시가 법인 인가 신청 전 수목장 검토 의견서에 긍정적인 답변을 충북도에 보냈다며 비난했다.

한 주민은 “주민 대다수가 찬성하고 극소수가 반대한다는 의견서가 올라왔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더욱이 저희들이 알아본 결과 시 11개 부서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한 것이 아니라는데 시의 의견이 그렇다는 게 의아하다”고 했다. 이어 “시 보건소와 당뇨특화사업단도 반대를 했다고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묻고 싶다”며 “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했다.

▲ 목벌동 산 39 일원의 사업 예정지.

당뇨센터 “특화도시 조성 타격”

수목장 예정부지와 인접한 세계당뇨힐링센터도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뇨센터 입원환자는 “환자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데 그런 상황에서 바로 옆에 수목장 공동묘지가 들어온다는 것은 좀 꺼려진다”고 했다.

센터 관계자는 “센터 입구에 수목장이 들어선다면 전국에서 오는 환자들의 병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라며 “충주시가 추진하는 당뇨바이오 특화도시 조성에 주축이 될 센터 이미지는 물론 시의 이미지까지 격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는 수목장 조성으로 인한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했다며 주민들과 환자들을 안심시켰고, 내달 4일 법인 인가 절차를 마치기 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목벌동 주민 30여명이 도청을 항의 방문했는데 그 분들의 의견 하나하나를 지사와 부지사 등 관계공무원과 상의하는 상태”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충주시 역시 도에서 아직 재단법인 설립인가가 나지 않은 상황으로 확답을 주긴 어렵지만 이 사업이 주민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천송원 측은 “전국 묘지면적은 국토의 1%에 해당하는 약 10만ha의 면적이 매년 생겨나는 실정으로 대체 장례문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자연친화적이고 비용부담이 적은 수목장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어 수목장림 조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장례방법 및 장례문화도 지역여건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바 전국 제일의 화장시설인 충주 도시관리계획 도시기반시설(화장장, 납골시설) 인근에 수목장림을 설치 조성해 묘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지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현 위치에 입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또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현대적인 자연장지(수목장) 조성을 계획하는 만큼 주민과 소통을 통해 풀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도는 내달 4일까지 법인 인가 여부를 확정한 뒤 충주시에 통보할 예정이다. 따라서 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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