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불허 업체 또 설립 신청… 재추진 배경 놓고 설왕설래

▲ 폐기물 처리업체 제천엔택㈜가 천남동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시설 설립을 신청하자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침출수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왕암동 산업폐기물매립장 전경.

제천시 왕암동 제천산업단지에 설치된 산업폐기물처리시설이 침출수 유출과 운영권자 파산으로 환경재앙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천남동에 산업폐기물매립장 설립 신청을 해 주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업체 제천엔택㈜가 이 지역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겠다며 사업을 신청해 현재 서류 검토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산업폐기물매립장은 지난 2012년에도 같은 장소에 설립 신청이 접수됐으나, 제천시와 시민들의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어 시민들은 반발을 넘어 공분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천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이미 이 업체가 똑같은 부지에 신청했던 산업폐기물매립장 설립 건을 시가 불허했음에도 다시 서류를 제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왕암동 폐기물처리장 지붕 붕괴와 침출수 유출 문제가 여전히 지역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지역 갈등만 조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市, “승인 가능성 없다”

시에 따르면 제천엔텍이 설립 부지로 제시한 천남동 470번지 일대 11만 8113㎡는 매립용량만 1910만 656㎡에 이르는 대규모 산업폐기물매립장이다.

이는 왕암동 산업폐기물매립장보다 7.8배나 큰 규모여서 침출수 유출 등 환경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역 환경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제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12년 일반 시민은 물론 제천시와 공무원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이 똘똘 뭉쳐 저지한 사업을 또다시 들고 나온 것은 제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특히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서는 천남동 사업부지 인근의 강제동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신흥 주거지역이 조성돼 왕암동 산업폐기물 시설보다 더 위험하다는 점에서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시 안팎에서는 아무런 상황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이미 2012년 한 차례 허가가 거부된 대규모 산업폐기물매립장이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제천엔택이 이번에 또다시 매립장 조성사업을 신청한 것은 일종의 조정기를 거친 상황에서 시민여론 변화 여부를 떠보기 위한 탐색전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 사이 왕암동 산업폐기물매립장이 극심한 침출수 문제로 환경부와 제천시, 지역주민 사이에 극심한 갈등이 야기되는 등 엄청난 학습효과를 경험한 시민들에게는 제천엔택의 이번 신청이 오히려 강한 결속력만 부여하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제천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제천엔택이 아무리 완벽한 처리 기술을 제시한다고 해도 사업이 승인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하면서 “그럼에도 이 같은 무리수를 둔 업체의 의도를 파악해 근본적인 차단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