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중진공 전 실장 인터뷰 보도 정 의원 "청탁사실 없다"

<한겨레신문>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최경환 인턴 채용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권태형 전 중진공 운영지원실장이 국회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도 취업 청탁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최경환 전 부총리 쪽의 청탁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최경환 전 부총리는 무혐의 처분하고, 권 전 실장과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만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중진공 채용 청탁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언론의 공식 인터뷰에 응한 권 전 실장은 지난 20일 <한겨레>와 만나 “2013년 7월30일 당시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이 ‘정우택 의원이라고 선배의 부탁인데 이건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이다’라며 취업 청탁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권 전 실장은 이 내용을 자신의 업무일지에 기록했다. <한겨레>에 건넨 그의 업무일지에는 ‘7.30’이라는 날짜와 함께 지원자 이름과 정우택 의원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고, 바로 옆에 ‘이사장 선배’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해당 지원자는 중진공에 최종 합격했다.

정 의원이 청탁한 지원자는 학벌이나 스펙을 보지 않고 능력만 보고 선발하는 ‘스펙초월 전형’을 통해 합격했다. 과도한 스펙 경쟁을 막고 공정한 능력 평가로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로 만든 제도다. 중진공은 2013년에 지방대 출신이나 해외연수 경험이 없는 취업 준비생들을 차별하지 말자는 취지로 기획재정부의 권유를 받고 이 전형을 만들었다. 그해 5명 선발에 2700여명이 지원했고, 2014년에는 7000여명이 지원했다.

정우택 의원과 박철규 전 이사장은 행정고시 2년 선후배 사이다. 정 의원은 행정고시 22회로 경제기획원 등에서 일했고, 박 전 이사장은 고시 24회로 역시 경제기획원에서 오래 일했다. 정 의원은 “박 전 이사장을 알지만, 내 기억에는 그런 청탁을 한 적이 없다. 지원자에 대해서도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박 전 이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한편 권 전 실장은 최경환 전 부총리 쪽의 채용 청탁과 관련해 “황아무개(최경환 의원실 전 인턴)씨의 경우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묵살됐다. 황씨 채용은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이었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의 의원실에서 4년간 일한 황씨는 2013년 중진공 공채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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