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통할 것 같던 이시종·김병우, 점점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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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통할 것 같던 이시종·김병우, 점점 벌어져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1.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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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이어 어린이집 누리과정으로 부딪쳐, 도민들 언제까지 봐야 하나
충북도·도교육청 직원들도 서로 공격···다른 업무까지 영향 미치지 않을까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병우 도교육감 간의 사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더민주당 소속의 이 지사와 전교조 출신의 김 교육감이 동반 당선되자 그 어느 때보다 두 기관·단체장이 잘 통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파행 사태를 겪으며 둘 사이에 점점 틈이 생기고 있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특히 무상급식비 분담과 누리과정은 둘 다 ‘돈’과 관련된 것으로 해마다 겪어야 하는 문제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 동안에도 언제든 불거질 수 있어 두 기관·단체장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무상급식비 분담을 놓고 내내 갈등했다. 더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 각계 지역인사들이 중재에 나섰으나 ‘백약이 무효’로 돌아갔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새 해를 맞이한다. 그런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터졌다. 물론 누리과정은 근본적으로 국가와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지자체와도 관련이 있다.

 

누리과정 먼저 손 쓴 이 지사
 

이 지사는 지난 20일 도내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을 카드대납과 충북도 선집행으로 우선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1~2월분 보육료 104억원은 카드대납하고 운영비 33억원은 도에서 선집행 하겠다고 밝혔다. 원래는 충북도가 도교육청에서 자금을 받아 시·군에 내려 보내는 것이나 도교육청에서 거부하자 도에서 먼저 쓰고 나중에 도교육청에서 받겠다는 것.


이 지사는 “1월초 도교육청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이 없다. 보육교사들 1월분 급여 지급일은 25일 전후라 이대로 가면 보육대란이 온다. 이 대란을 막아달라는 도민들의 여론과 시장·군수 뜻을 존중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도 1~2월 대란을 잠시 막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지사는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중앙정부에서 부담해야 하는지, 아니면 도교육청에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즉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0~5세 보육료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으로 전액 국가부담이며 국가는 지방자치법 제122조에 의거 국가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도교육청 측은 “내국세의 20.27%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받는데 이는 안정적인 유·초·중등 교육을 위한 것이다. 중앙정부 추가지원 없이 누리과정에 쓰면 초·중등 교육은 황폐화될 것이다. 중앙정부에서는 내국세의 증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으나 충북은 오히려 전년대비 882억원이 감소했다. 교육감이 올해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1945억원 밖에 안 되는데 여기서 어린이집 누리과정까지 쓰라고 하면 지방교육자치는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한 간부는 “무엇보다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다. 영·유아보육기관”이라며 “교육감께서는 충북교육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도 정부와 싸워야지 왜 예산을 선집행 하느냐”고 말했다. 또 모 씨는 “이 지사가 인기정책을 쓰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재 비상상황이긴 하지만 급하다고 도지사가 예산을 선집행하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
 

더민주당은 누리과정이 중앙정부 책임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때문에 더민주당 소속의 이 지사가 국가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먼저 손을 쓴 것에 대해 김 교육감을 압박하거나 정치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데서 나온 생각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보육대란이 오면 도민들이 고생한다. 도지사는 충북도 전체를 책임지는 수장이다. 도민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내린 결론”이라고 해명했다.

 

취임초부터 시작된 무상급식 논쟁
 

무상급식에 대해 두 기관·단체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올해 무상급식비 총액은 961억원이다. 이 중 교육공무직원 수당 인상분을 제외한 940억원이 도교육청이 주장하는 분담 대상. 따라서 김 교육감은 470억원을 부담하라고 하고 있고, 이 지사는 식품비의 75.7%인 379억원을 내놓겠다고 하고 있다.
 

충북도는 “급식종사자 인건비를 2014년부터 정부에서 받기 때문에 이 금액을 제하고 분담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안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교육청은 “교부금은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급식비로 받은 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또 “2015년에는 합의가 안돼 2016년도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래서 2010년에 만든 기본합의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보통 합의서는 당해년도만 유효하다”고 말했다. 2010년 합의서에서는 급식비·인건비 총액의 50% 분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는 “가장 최근에 작성한 2014년도 합의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와 이기용 전 교육감, 김광수 전 도의장이 작성한 2014년 합의서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급식종사자 인건비 포함시 총액급식비에서 제외한다는 사항이 들어있다.
 

김 교육은 올해들어 급식비 총액의 5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건비·운영비를 자신들이 내고 식품비를 도에서 전액 부담하라는 협상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지난해 내내 도교육청이 주장했던 것과 같은 얘기라며 협상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잘랐다.

 

그러자 김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리과정 문답’을 연이어 쓴 데 이어 ‘무상급식을 둘러싼 도청 주요주장의 한계’를 올렸다. 이 지사와 충북도를 겨냥하자 도에서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7일 도내 시장 군수들과 함께 식품비의 75.7%만 분담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더 이상 협상이 없다며 교육감에게 최후통첩 한 것이어서 이 문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북도의 행정을 책임지는 도지사와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이라는 덫에 걸려 소원해지면 다른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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