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공사 매입 추진한 땅 차지… 연수원 유치 협상에 찬물 끼얹은 꼴
이종배 의원-市-기업도시 ‘엇박자 행정’ 도마위 … 주민, 소음피해 ‘걱정’

새누리당 이종배 국회의원이 유치한 충청·강원본부 119특수구조대를 둘러싸고 논란이다. 119특수구조대가 들어올 부지가 지역난방공사가 매입을 추진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종배 의원과 충주시, 충주기업도시 사이 소통이 원활치 않고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이다.

이종배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민안전처가 119특수구조대 충청·강원본부를 충주기업도시에 건립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안전처는 부지 현황과 주변 교통망, 헬기 접근성 등 입지 조건에 대한 전문가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충주를 충청·강원본부 입지로 결정했다.

119특수구조대 충청·강원본부는 충주를 중심으로 충북 전역과 충남, 수도권, 강원, 경북 등 반경 110㎞ 지역의 특수구조를 책임진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빠르면 2018년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119특수구조대는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30분 내 특수기동 구조대를 재난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설립이 추진됐다. 국민안전처에서 추진하는 국가단위 ‘골든타임’ 구조체제 개편사업이다.

이 의원은 “충주는 국토 중앙에 있는 지리적 이점과 교통접근성, 기반 시설 등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며 “충주가 전국 긴급 구조체계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119특수구조대는 2014년 11월 수도권(남양주)과 영남권(대구)이 선정됐고, 지난해 충청·강원권(충주)과 호남권(전남 장성)이 확정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 발대식이 열렸다.

이종배 의원은 당시 국민안전처 관계자를 만나 충주 유치 당위성과 적합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자치단체 간 물밑 경합이 치열했던 119특수구조대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119특수구조대가 들어설 부지가 지난해 초부터 충주시와 충주기업도시 측이 지역난방공사 연수원 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지역난방공사는 부지 매입비로 131억 원을 준비했고, 기업도시 측이 승낙하면 계약을 진행한 뒤 500억 원을 들여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의 발표 뒤 지역난방공사 측은 충주건립을 포기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119특수구조대를 유치했다고 해서 저희는 매입비도 준비했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기업도시 측도 확답을 주지 않고 지지부진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했다.

지역난방공사 연수원 유치에 열을 올린 충주시에 이 의원이 찬물을 끼얹은 꼴이다.

시 역시 서둘러 일을 진행했다는 비난이다. 연수원 유치 협상과정 중 119특수구조대 부지 선정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119특수구조대의 착공까지 부지 확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음에도 지역난방공사 측과 한 마디 상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부지 검토 없다”

시는 충주에 기반시설을 둔 곳이 없어 연수원 부지를 119특수구조대 부지로 낙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역난방공사 측의 미온적 태도로 부지 매입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119특수구조대가 기업도시 내 부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했다.

이 의원은 119특수구조대 부지 선정 뒤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부지 인근으로 주택 및 아파트가 형성되는데 소음발생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 때문이다.

주덕읍 주민은 “연수원이 들어온다고 들었는데 어느 날 보니 119특수구조대가 들어온다고 들었다”며 “헬기가 수시로 뜨고 내릴 텐데 그 소음이 얼마나 시끄럽겠냐”고 했다.

기업도시 내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주민은 “분양을 받은 뒤 119특수구조대가 우리 아파트 옆 부지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만약 그럴 줄 알았으면 아파트를 분양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말까지 부지 선정이 확정되지 않았던 119특수구조대 충청·강원본부는 최근 실사를 거친 뒤 기업도시 내로 확정됐다.

백한기 시 경제건설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119특수구조대 충청·강원본부가 기업도시 내 부지로 확정됐다”며 “다른 부지를 알아본다는 등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산된 지역난방공사 연수원 부지와 동일한 조건에 119특수구조대 부지를 다른 곳으로 확정했더라면 충주지역에 두 기관을 모두 유치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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