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력을 다해 뛰었다…다시 태어나도 농협맨이 될 것”

‘마당발’ 박연규 농협 청주시지부장이 지난해 말 퇴임했다. 약 30년 동안 농협맨으로 살았던 박 전 지부장은 재임기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농협 옥천군지부에서 첫 출발한 그는 충북도청 출장소장, 충북지역본부 금융부장·영업부장 등을 거쳤다. 농협에서는 금고 관리나 관련 기관·농민단체와의 교류 등 대외적인 활동을 농정활동이라고 표현하는데 박 지부장은 이 분야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각계 각층 인사들과 친분을 나눠 ‘농협 박 지부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29일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퇴임식에는 농협 관계자뿐 아니라 공무원, 기업인, 의료인, 언론인, 경찰, 자영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해 마당발로 살아온 인생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청주고와 충북대 농업기계학과를 졸업한 청주 토박이이다. 그런 만큼 동기동창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 날 퇴임식은 본인이 조촐하게 하겠다며 거부했음에도 40년 지기 친구들이 돈을 모아 해줬다고 한다. 오창진 효성병원 이사장, 김인섭 인현약품 대표, 신재수 대전대 교수, 이덕균 미래여성산부인과 원장, 유창근 백년홍식당 대표, 조영기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 등이 그 친구들이다.

▲ 지난해 12월 29일 열렸던 퇴임식.

박 전 지부장은 “다시 태어나도 농협맨이 되고 싶다. 농협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많은 조직이다. 나는 그저 앞만 보고 살아왔다. 사력을 다해 달렸다고 해야 할까. 덕분에 많이 아팠다. 의료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꺼번에 두 가지 수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며 “이제 시간이 생겼으니 여유있게 살고 싶다. 가족들에게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전 태어난 손자에게 요즘 흠뻑 빠져 있다. 그럴 때는 영락없는 할아버지 모습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박 지부장은 농협내에 적이 없었다. 위, 아래 사람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인간적으로 대해주었고 직원들의 의견을 바로 바로 반영하는 상사였다. 아픈 사람에게는 좋은 병원을, 개인적 고충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해결되도록 애를 써준 사람이었다. 情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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