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에 한 말씀···이시종 충북도지사
새로 신설할 국제행사는 ‘없고’, 인재키우기 ‘검토’하고, 무상급식 협상 ‘없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새 해 사자성어로 ‘충기만세(忠氣滿世)’라는 조어를 내놓았다. 충북의 활기찬 기운이 온 세상으로 뻗어나간다는 뜻으로 영충호시대의 리더 충북을 실현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지사는 해마다 어디에도 없는 사자성어를 만든다.

2012년에는 생창양휘(生昌陽輝·생명의 기운이 넘치고 태양이 빛난다) 2013년 화동세중(和同世中·모두 화합해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가자) 2014년에는 충화영호(忠和嶺湖·영충호시대를 맞아 국민화합을 이끌어가자)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사즉생충(四卽生忠·전국대비 4%경제 실현만이 살 길)을 내놓았다. 모두 덕담이다. 그러자 이를 실천하는 모습도 보여달라는 여론이다. 지난 8일 이 지사를 만나 신년인터뷰를 했다.

- 새 해 도정 운영방향을 어떻게 정했는가
“4% 충북경제의 본격적인 도약과 도민행복시대의 실현이 목표이다. 우선 청년이 이끌어가는 젊은충북 실현과 4% 충북경제 조기달성에 주력할 것이다. 청년지원과 신설, 청년일자리와 복지정책 총괄,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기업 육성, 신재생에너지 융·복합타운과 자동차연비센터·기후환경실증센터 건립 등이 세부사항으로 들어가 있다. 그리고 국토 X축 중심 신수도권 관문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것이다.”
 

- 청년이 행복한 충북을 주창하셨는데 내용이 무엇인가.
“청년이 희망을 갖고 청년이 이끌어가는 젊은충북을 만들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취업·복지·결혼·출산·문화 등 청년문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3대 핵심전략과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수립할 것이다. 청년종합대책 투자계획에 의거 5년간 1275억원을 일자리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래서 15~29세 청년 고용률을 올해 45.5%에서 2018년에는 49.5%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북도는 올해 청년대책과 일자리 창출을 총괄하는 청년지원과를 신설했다. 또 청년정책 심의기구인 청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충북청년광장을 운영한다는 것.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취업인 것은 맞다. 하지만 지자체가 헛 돈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 학교, 사회단체 등 유관기관들과 머리를 맞대고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수다.

- 민선6기 들어 MRO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지지부진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충북도와 MRO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는 아시아나가 금호산업 인수 등으로 MRO사업에 치중할 겨를이 없었다. 이제는 안정됐다. 올해 충북도의 주도 아래 ‘아시아 MRO리그 국제전문가회의’를 통해 유럽과 북미 리그로 양분된 항공정비산업을 아시아권이 공조하는 아시아 리그가 출범한다. 이 회의는 지난해 12월 항공 MRO분야 국내외 전문가 30명이 결성했다. 앞으로 MRO사업의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과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계획서 국토부 조기제출 등을 통해 항공정비 클러스터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 올해 여성계 핫이슈는 충북미래여성플라자 개관과 충북여성재단 설립 준비 등이다. 준비는 어느 정도 됐는가.
“여성플라자는 여성중심 복합공간으로 올 4월 개관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 95%를 보이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여성정책 연구와 역량강화 교육, 여성활동 지원, 문화교류, 소통 등이 이뤄질 것이다. 1층은 문화공간, 2층은 교육·활동공간과 단체 사무실, 그리고 3층은 운동·회의·워크숍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 여성재단은 2017년 설립된다.”

지난해는 청소년성문화센터의 여성플라자 입주 문제로 시끄러웠다. 대다수 여성계 인사들은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들어가야 할 여성플라자에 충북도가 청소년성문화센터 입주를 사전 의견수렴 없이 밀어붙였다. 이 센터가 갈 만한 공간이 없자 행정편의적으로 여성플라자에 배치하려고 한다. 어떻게 청소년성문화센터 배치가 최우선이 될 수 있느냐”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 올해도 아마 도교육청과 무상급식비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을 것이다. 도민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줄 수 있는 건 다 줬다. 도교육청과 더 이상 협상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다만 양 기관간 이견이 있을 뿐 무상급식 추진 의지에는 변함없다는 점을 밝힌다. 우리는 도교육청과 학부모 부담분을 5:5로 나눈다는 ‘2014년 무상급식 합의서’대로 추진할 것이다. 올해는 식품비 총액의 75.7% 지원을 결정했다. 학교급식법상 무상급식이란 학부모가 부담하는 식품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식품비 분담률이 초점이다. 분담률로 볼 때  충북도는 전국 5위이다.”
 

이 지사는 무상급식 얘기가 나오자 자료를 갖다놓고 밑줄을 쳐가며 설명했다. 지난해 내내 도에서 주장했던 부분이다. 지난해 김병우 교육감과 의견조율을 위해 사석에서 수차례 만났고, 지역인사들이 숱하게 중재를 나섰으나 잘 안됐다며 이제는 도교육청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외에 이 지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정무특보가 그만 둔 이후 현재 정무역할을 전담하는 사람이 없는데 향후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자 “필요성을 인정한다. 생각 중이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지사는 지난해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신설했다. 안 그래도 충북도에는 몇 백억원 짜리 국제행사와 몇 십억원 짜리 국내행사가 많아 ‘행사특별도’라 불린다. 혹시 올해 또 다른 행사를 신설할 계획이 있느냐고 하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충북도가 추진하는 인재양성 업무는 인재양성재단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하는 게 거의 전부이다. 이를 뛰어넘어 각 분야 출향인사 관리와 인재키우기 프로젝트를 마련해  시동 걸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좋은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지자체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기 때문. 이 지사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충북도만이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뭐냐고 하자 “세종연구소 입소 같은 1년짜리 교육과 청풍아카데미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기존의 딱딱한 교육보다 시대에 맞는 인문·철학교육, 직무성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 몸과 마음을 힐링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직원들이 이 지사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감성행정’이다. 이 지사가 직원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자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자기계발 기회를 준다면 더 신바람나는 충북도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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