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타성 글 속속, 칭찬성 글 속속… ‘물타기 글’ 시 공무원이 올려

제천시(시장 엄태영)가 시청 홈페이지(www.okjc.net)의 민원게시판인 ‘제천시에 바란다’에 시의 행정을 질타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자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물타기 글’ 글 들은 일부 시공무원들이 관여된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정께 시민 장모(47ㆍ제천시 신백동)씨는 ‘구시청사매각건’과 관련, 시민들의 여론 등을 열거하며 시의 입장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글은 날이 밝자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였고 순식간에 지역의 화재로 급부상했다. 또한 답글을 통해 시를 향한 비난과 옹호의 글들이 속속 게재되어 논쟁은 더욱 가열되었다.

최초 글 작성자인 장씨는 “시청관계자들과 주변인들을 통해 해당 글에 대한 ‘삭제권고’를 수 차례 받았다”며 “삭제의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밝혀 이 글에 대한 대처방안을 놓고 고심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논란이 계속되자 게시판에는 ‘감사합니다, 시청공무원 여러분 수고하십니다’ 등의 민원과는 무관한 수 십여 건의 글들이 연이어 게재되었고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이던 글은 목록에서 다음페이지로 넘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터넷 실습’이니 ‘공무원에게 감사를 드린다’ 등의 글을 작성한 IP주소는 시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IP주소와 일치했다. 이로써 의도적으로 게시물을 뒤로 밀어 그 파급효과를 줄여보고자 한 발상이 덜미를 잡혔다.

같은 날 오후 8시에 게재된 글번호 5208번글의 IP는 211.57.153.82로 시청에서 사용하는 IP와 일치한다. 제목은 ‘감사합니다’이며 주 내용은 “아침출퇴근길의 꽃길을 가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이다.

그로부터 8분후인 오후 8시 28분에 게재된 글번호 5209번글의 IP는 211.57.153.82로 역시 시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IP와 일치했으며 그 내용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빠짐없이 청소차를 운행해 주어 고맙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만 찍힌 게시물 등 별다른 내용을 담지 않은 게시물들이 속속 게재되었으나 얼마가지 않아 삭제되어 네티즌들 사이에 웃음거리로 회자되기도 했다.

2일 확인결과 '물타기 작전'은 시청 N과의 L과장이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시는 '물타기 글'들을 일괄 삭제해 그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라며 “시를 질타하는 내용의 글을 희석하기 위해 시청공무원이 직접 나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고 시민을 우롱하려 한 행태는 이해할 수 없는 처라”라고 꼬집었다.

한편, 화재로 떠오른 장씨가 게재한 글은 2일 현재 조회건수 1400여건을 넘어서 제천시청 개청 후 유래 없는 조회건수로 기록됐다.

   
▲ 질타성 글들을 뒤로 미루기 위해 게재된 글(마지막 글은 시청에서 이전에 작성된 IP대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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