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최선 대한민국 청년

▲ 최선 대한민국 청년

육아일기를 읽기 전에는 보통 엄마들이 다 쓰지 하는 생각이었다. 태어나기 4년 전부터 썼다는 얘길 듣고, 뭘 그렇게 까지 일찍 쓴 걸까 하는 생각 반, 대단하다 하는 생각 반이었다. 20살 생일 때까지 썼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원고지 몇 권의 분량이라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쭉쭉 소설책처럼 읽어갔고 다 읽은 뒤에는 뭔가 찡했다.

엄마 나이 22살부터 썼다는 게 놀라웠다. 지금의 22살은 한창 놀 나이인데 육아일기를 시작하다니, 앞부분은 지금까지 살아 온 엄마의 일대기를 적어 놓았는데, 생각보다 되게 어려웠구나 싶었다. ‘기름 넣는 등불’이라니 신기했다, 갑자기 엄마가 옛날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엄마의 어린 시절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빠와 처음 만났을 때도 적어 놓았는데, 정말이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너무 신기했다.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닌 기분… 어쨌든 뭔가 둘의 만남부터가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를 정말 존경하고, 대단하게 생각하고, 의지하는 게 느껴졌다. 둘이 같이 살면서 공부하고, 일하고, 운동하고, 절약하고 항상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엄마는 오늘은 이래서 감사하다, 대단하다, 잘했다 하며 칭찬해주고, 건강해줘서 고맙다고 해주고, 항상 사랑한다 해줬는데, 나는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일기를 보면서 좀 오글거리지만 고마웠다. 엄마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걱정은 되지만 나를 믿어주고, 시켜주었고 자기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줬다. 그런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그런 용기와 나를 믿는 믿음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했다.

점점 내가 또렷이 기억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를 읽으면서 아 맞아 이랬었지, 맞아 그랬었지, 내 일기를 보는 기분이었다. 엄마가 쓰는 걸 한 번도 못 봤는데, 언제 이만큼 쓴 걸까 신기했다. 틈 날 때마다 육아일기를 썼을 엄마를 생각하면서 참 대단하다. 나는 그 누구보다 엄마와 친하다 자부할 수 있다. 나는 엄마가 너무 좋다. 그리고 엄마는 훌륭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존경받고,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엄마와 아빠다. 육아일기 마지막 장, 내 생일에 “이제 그만 육아일기 끝을 맺어야겠다. 세계평화를 위해 너의 길을 가랏!! 언제나 너를 응원하마!!”하는데 마음이 찡했다. 정말 엄마의 품을 벗어나야 하는구나, 뭔가 허전하고 이상하고 조금 울컥했다. 이렇게 훌륭한 엄마와 아빠 밑에서 자랄 수 있었다는 게 축복이고, 행운이고, 행복이다. 얼굴 보고는 이런 말을 좀 못한다. 뭔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래도 이제는 얼굴보고 열심히 말해야겠다. 엄마 아빠 사랑해♥♡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