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 피켓 들고 나서는 청주방송 정리해고자 이상영 씨

겨울비도 을씨년 스러웠지만 빗줄기 속에 홀로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더 그랬다. 평택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해고 6년만에 회사로 복귀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지던 14일도 그는 회사 앞 정문에 섰다.

노동자들은 ‘해고’라는 말에 ‘살인’이라는 섬뜩한 말을 붙인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합의가 전해지던 날 해고자 중 추가로 2명이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도 따라붙었다.

이상영(50)씨는 청주방송이 개국하던 해인 1998년 입사했다. 올해 입사 18년차다. 그는 올해 회사로부터 권고사직 제안을 받았다. 그 뿐만 아니라 10명이 같은 제안을 받았다. 나머지 9명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고3, 중3 두 자녀를 둔 그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수 없었다. 그리고 회사는 지난 10월 18일 경영합리화란 사유를 들어 그를 정리해고 했다.

이 씨는 그때부터 홀로 1인 시위에 나섰다. 동료가 출근 시간에 맞춰 피켓을 들고 노동가요를 튼다. 이 씨가 입사하던 18년 전에도 정리해고가 있었다. 개국과 동시에 밀려온 IMF 한파에 회사도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그는 노동조합 조합원이 아니었다.

해고된 동료들과 그들을 지키고자 하는 구성원 25명이 그해 노조를 결성하고 같이 싸웠다. 결국 그해 정리해고는 철회됐다. 대신 무급휴직이 시행됐다. 나머지 조합원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간 동료의 월급을 보전해줬다. 그래서 어떤 이의 매월 조합비는 수십만원이었다.

이 씨는 말했다. “현재의 정리해고는 부당하다. 싸우다 보면 과거처럼 길이 생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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