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보관 벼,‘늘었다, 줄었다’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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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보관 벼,‘늘었다, 줄었다’ 의혹 증폭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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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경찰청은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산물벼를 빼돌린 혐의로 청원군 강내면 D농산 미곡처리장에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옥산 RPC의 벼 부족사태도 수사기관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계조작해 감량 수매했다’ 직원 확인서, 진위공방 벌어져
(속보)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보관중이던 벼 3500포(1포당 40kg기준)가 부족해 물의를 빚고있는 청원군 옥산농협이, 지난 98년 재고조사 당시에는 2000포가 남았던 것으로 밝혀져 RPC 부실운영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옥산RPC 직원들이 조합원 감사에게 ‘96∼97년 사이에 조합원의 산물벼를 수매하면서 기계조작을 통해 수매량을 줄였다’는 확인서를 제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RPC 운영주체인 옥산농협은 다량의 벼 부족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소집장소를 청주 음식점으로 잡고 서해안 지역으로 뒷풀이를 유도하는등 무마책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가동된 옥산RPC는 강내·강외·서청주·옥산농협에서 함께 사용, 연간 27만포의 벼를 처리해왔다. 초대 옥산RPC 장장이었던 L씨(현 옥산농협 전무)가 98년 S장장에게 인계할 당시에는 80t(2000포)의 벼가 남아 사업외 이익금으로 9600만원을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합원 감사들의 요청으로 최근 농협 충북본부가 옥산RPC의 재고량을 조사한 결과 오히려 3500포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0포의 잉여분이 3년만에 3500포 부족분으로 돌변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에 대해 조합원 감사들은 자체조사 결과 부족분이 7500포로 나타났다며 농협지역본부의 재고량 판정(3500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원 감사 Q씨는 “옥산RPC의 벼 재고량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98년도에 2000포 분량이 남은 것도 의문투성이다. 벼는 보관처리 과정의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데 상당량이 남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현재의 벼 부족 원인과 함께 98년도 잉여 재고분에 대한 실체도 파악해야만 한다. 감사들이 일부 직원들의 진술을 통해 벼 수매량을 축소조작한 사실근거를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조합원 감사진은 지난 10월 옥산RPC 감사과정에서 98년도 잉여분 2000포의 비축경위를 추궁하면서 일부 직원들로부터 “호퍼스케일(벼 속의 쭉정이, 협잡물등을 걸러 RPC에 The아붇는 장치)을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꾸면 조합원의 벼 수매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96년, 97년도에 L장장의 지시에 따라 수동조작을 통해 일부 조합원들의 벼를 줄여 수매작업을 했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았다는 것. 직원들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결국 농협이 조합원들의 눈을 속이고 수매량을 계획적으로 축소시켜 계측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당시 산물벼를 옥산RPC에 수매한 농민 가운데는 평년 산출량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자 이의를 제기해 뒤늦게 현금보상을 받기도 했다는 것.
이에대해 당사자인 옥산농협 L전무는 “나는 호퍼스케일 조작을 지시한 적도 없고 확인서에 서명한 직원도 자필로 쓴 것이 아니라고 지역본부 감사과정에서 사실을 밝혔다. 98년도에 벼가 남은 것은 초창기 정부 공매벼를 받으면서 40kg포대를 감모량을 감안, 중량을 초과해 받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재고량이 남게 된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은 없고 남은 벼는 사업외 수익으로 투명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 장장인 L전무의 바톤을 이어 98년 S장장과 2000년 O장장을 거치는 동안 2000포의 잉여분 포함하면 결국 총 5500포의 벼가 부족한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조합원 감사진이 주장하는 현 재고부족분 7500포를 인정할 경우에는 3년 사이에 9500포의 벼가 증발(?)한 셈이다. 시가로는 (2000년 벼 수매가 1포당 5만8000원 기준) 5억5000만원의 농협 재산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대해 S장장은 뒤늦게 양심고백을 하고 나섰다. 자신이 작년 10월말 O장장에게 인계할 당시 이미 1600포가 부족한 상태였지만 사실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것.
인계당시 벼 수확기가 겹치면서 재고량 파악이 여의치 않았던 O장장은 아무런 실측조사없이 인계인수를 받았고 1년이 지난 올 9월에서야 재고량 부족을 눈치채고 옥산농협에 보고, 4개 산하 농협 전무들이 조사를 벌인 결과 7518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덮어두려하자 4개 조합의 감사들이 나서서 재감사를 벌이고 농협지역본부에 감사의견을 전달했다.
이에따라 농협지역본부는 옥산RPC 현지실사를 벌여 구곡(舊穀)을 모두 처리하고 감모율(자연감소분) 1%를 적용한 결과 최종적으로 3500포가 부족한 것으로 판명했다. 감사들이 제기한 98년도 잉여분 2000포의 실체에 대해서는 “확인서를 토대로 농업자재검사소에 의뢰한 결과 호퍼스케일을 수동조작해 계측을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기계조작의 확인서를 쓴 직원에게 추궁한 결과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판명됐다. 96∼97년당시 옥산RPC의 도정수율이 평균치보다 높아서 잉여분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직원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지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조합원 감사 A씨는 “직원들의 확인서는 분명히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한 것이다. 98년도의 잉여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많은 잉여 물량이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유출의혹에 대한 조사가 필연적을 따라야 된다고 본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농협감사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곡처리장(RPC) 벼보관 시스템 애매하다
옥산RPC의 벼 부족사태에 대한 농협 충북지역본부는 인계인수 불명확, 감모율 미적용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해 27만포를 취급하는 옥산RPC는 감모율을 1%로 잡을 경우 2700포의 분량이 좌우될 수 있다. 실제로 옥산RPC는 지난해 도복피해가 극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모율을 전혀 잡지않고 7500포의 부족분을 계상했다. 인근 내수농협의 경우 올초 RPC 감모율을 1.2%로 잡았다가 지난 9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1.7%로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내수농협RPC 관계자는 “지난해는 도복피해 등 작황이 좋지않았고 저장 사일로의 열손실 등으로 인해 감모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한햇동안 쭉정이, 협잡물등으로 배출돼 퇴비재료로 방출된 양만 1300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산RPC는 해마다 도정율, 감모율을 통해 부족량에 대한 처리를 하지 못했고 협잡물 배출량도 서류상으로 근거를 남기지않아 뒤늦게 재고조사에서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물벼는 보관과정에서 완전건조 과정을 거치고 다른 처리공정을 통해 용량이 줄어드는 것이 필연적이다. 옥산RPC의 재고량 부족사태도 해마다 실시하는 정기감사를 하지않고 심지어 인계인수조차 정확한 실측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생변수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98년도의 2000포 잉여 재고분이 3년만에 3500포 부족분으로 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인위적인 조작없이 기계적인 오측범위로는 설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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