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자 청주여성의전화 대표, 20주년 회고하며 축하행사 개최

▲ 하숙자 대표

청주여성의전화가 스무살이 됐다. 지난 1995년 11월 11일 태어난 청주여성의전화는 지난 3일 조촐한 생일잔치를 열었다. 주최측은 100여명 정도 모일 것을 예상하고 작은 공간에서 기념식을 열었으나 250여명이 몰려 준비한 음식마저 부족했다는 후문이다. 과거 상근자와 자원활동가, 회원, 후원자 등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 대거 참석해 20년의 역사를 축하했다.

서울에 있는 한국여성의전화는 국내에서 가정폭력 상담을 처음 시작했다. 성폭력·가정폭력·아내강간·자원활동가·데이트폭력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개념화했다. 또 근친상간을 근친강간으로, 고부갈등을 가부장적 구조속에서 바라보며 시집갈등으로 바꿔 불렀다.

청주여성의전화도 여성주의 철학을 기초로 여성인권운동을 실천해 왔다. 이들이 내건 기치는 차별과 폭력을 넘어 평화의 세상으로 나가자는 것.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 복지증진과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연대사업을 같이 하면서 김영세 충북도교육감 성매매업소 소유 성명서 발표, 명절문화 바꾸기 캠페인, 호주제 폐지운동, 충주시의원 해외 성매매 의혹 수사촉구, 청주시 공무원 성추행 처벌 촉구 등에 앞장 서왔다. 가장 주력한 것은 성폭력·가정폭력 상담 업무.

▲ 지난 3일 열린 창립20주년 기념행사.

하숙자 대표는 “그동안 2만9558건에 달하는 상담을 진행했고 전문강사 양성교육, 딸들을 위한 캠프,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해왔다. 운천동-석교동-서운동-다시 운천동을 거쳐 서운동에 자리를 잡을 정도로 사무실도 자주 옮겼다. 한 때는 대표 맡을 사람이 없어 사무국이 흔들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안정을 찾았다. 지금은 14명의 활동가와 300여명의 회원이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부설기관으로 성폭력상담소, 이동형 청소년성문화센터, 가정폭력피해자 가족보호시설 ‘가이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거쳐간 대표도 여러 명이다. 청주여성의 전화를 설립한 민경자 전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이 초대 대표를 맡았고 이후 이재희 충북문화예술포럼 대표 등 7명이 거쳐갔다. 하 대표는 “앞으로 청주여성의전화는 여성주의 철학으로 피해자를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대하며 세계여성과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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