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김남균 취재1팀 기자

▲ 김남균 취재1팀 기자

지난 28일 상당공원에서 생경한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노총이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하회탈 가면을 착용했다.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 참가자를 테러단체인 ‘IS'(이슬람국가)에 비유한데 대한 반발로 추측된다.

민주노총도 이같은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어느 나라 정부가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나?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가 마스크만도 못하냐?”며 “정부의 복면착용하면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발상을 비꼬기 위해 가면을 썼다”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유신독재로 회귀했다는 탄식이 나오는가 하면 폭력집회의 문제점을 꼬집는 목소리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통합은 온데간데 없다.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극단적인 편가르기와 대립만 횡행한다. 그런 가운데 ‘통합’이라는 유훈을 남기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하지만 사회분위기는 김 전 대통령의 유훈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 시민들이 자기 내면을 드러내기를 두려워 한다. 자칫 어느 한쪽으로 낙인되는 순간 감수해야 될 위험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흉흉하다. 국가와 정치가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겁박한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국가나 정치가 아니라 그저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서다. 수암골 하늘다방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감동이 물 밀 듯 밀려왔다. 요양보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동이 불편해진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둔 김상윤 씨. 그는 4년째 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자신도 불편을 겪고 있는 지체 장애인이다.

그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한데 그를 둘러싼 주변의 이야기는 더 감동적이었다. 그를 돕기 위해 기업가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 권은숙 온갖문제연구소 대표. 권 대표의 편지를 받고 3분만에 제안에 응했다는 (주)JBS 이준배 대표. 꼭 해외토픽에 나오는 먼 나라의 이야기 같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를 돕기 위해 나선 건축사와 바리스타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이웃 주민들은 꽃다발과 김치를 갖다주며 김 대표의 개업을 축하했다.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였다.

여기가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 하늘다방 김상윤 대표 곁에는 거리의 아티스트가 있었다. 이 아티스트는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사랑으로 되돌려주고 싶어 했다. 흉흉한 시국이 주는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다방의 감동적인 사연을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아니 그 스토리 한쪽 자그마한 귀퉁이라도 끼어들고 싶었다.

그래서 제안했다. ‘수암골에 축복을! 3000개의 연탄트리’ 크라우드 펀딩을. 이번 펀딩은 충북지역에서 언론사 처음으로 시도하는 크라우드 펀딩이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인터넷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처음 시도해보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 애초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즐기고 감동하기 위해서 기획됐다.

국가와 정치가 시민의 삶을 위로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하늘다방은 소박한 서민들이 스스로 격려하고 연대했던 것 아닌가.

민들레처럼 낮은 곳에 자리한 우리들이 맞잡고 연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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