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상가 이용객 10년간 무료 이용… B씨, 취득 후 돌연 입구 막아
민원 잇따르자 2개월 만에 재개방 … 소유주 “사유권 행사 문제없다”

▲ 칠금동 631번지 일원 토지는 지난 10여 년간 인근 주민과 상가 이용객들이 무료 주차장으로 이용해 왔으나 토지를 매입한 소유주가 이를 폐쇄했다.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소유주 B씨는 주차장을 다시 개방했다.

충북 도내 북부지역 경제단체장을 지낸 한 재력가 아들이 주차장으로 쓰이던 본인 소유의 토지를 폐쇄해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토지 소유주는 주차장 사용을 전면 금지한 뒤 해당 토지를 시청 담당부서에 매수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 불편을 담보로 토지를 매매하려는 상술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고 있다.

시와 칠금동 상인 등에 따르면 충주시 칠금동 631 일원에 위치한 2366㎡ 규모의 토지는 주변이 상가지역으로 지난 10여 년간 인근 주민들과 상가 이용객들이 무료 주차장으로 사용해왔다.

해당 토지는 전 소유주가 유료주차장으로 운영해오다가 지난 2011년 1월 경매로 인해 토지소유자가 A사로 바뀌며 그동안 무료 주차장으로 활용돼 왔다.

A사는 해당 토지를 매입한 뒤 사업을 물색하던 중 경영상 어려움으로 법원 경매에 붙여졌다. 그리고 2012년 1월 현 소유주 B(35)씨가 강제경매로 토지를 취득했다.

B씨는 해당 토지를 취득한 뒤 인근 주민들과 상가 이용객들에게 무료 주차장으로 개방했지만 지난 9월 돌연 차량 진·출입구를 막아버렸다.

이에 인근 상가를 찾는 시민들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주위를 여러 차례 배회하거나, 좁은 골목길에 차량을 주차하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부지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다시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민원을 시에 수차례 제기했다.

한 주민은 “주차장을 폐쇄하면 지역민들의 불편이 불 보듯 뻔한데도 주차장을 폐쇄했다”며 “아무리 사유지라고 하지만 이는 너무한 처사”라고 했다.

충주시에 토지 매입 제안

더욱이 B씨는 시청 담당부서에 이달 초 해당 토지 매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인근 주민과 상가 이용자들의 불편을 볼모로 개인재산 증식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토지소유자 B씨는 충주지역에서 오랜 기간 경제단체장을 지낸 인사의 아들로 알려져 부유층의 도덕 불감증 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B씨의 부친은 충주지역 재력가로 호텔과 골프장, 영화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 박모(43·충주시 칠금동) 씨는 “시에 부지 매입을 제안한 것은 주민 불편을 담보로 자신의 토지를 비싸게 매매하려는 상술”이라며 “지역에서 성공한 기업가면 기업가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개인소유라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니지만, 폐쇄하고 두 달이 넘도록 활용을 하지 않을 거면 주변 상인들의 편의를 봐서라도 활용할 때까지 주차장을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토지주 아버지가 충주지역에서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성장한 기업인이 지역민을 위한 조금의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충주시 관계자는 “최근 토지 소유주로부터 부지매입을 제안 받아 검토 중인 사항으로 아직 결정난 것이 없다”며 “지역민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토지소유주는 “충주시에 부지를 팔 것인지, 아니면 건물을 지어 사업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사유지여서 폐쇄해도 문제는 없지만 지역민의 민원이 많은 만큼 조만간 재개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편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이어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토지소유주는 최근 주차장을 다시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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