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백호 광복회충북지부 사무국장

   
김백호 광복회충북지부 사무국장은 한학자였던 할아버지가 한일합방 때 순국, 평생을 독립유공자 유족으로 살아왔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제자들을 많이 거느린 유명한 학자이셨는데, 한일합방되는 꼴을 보고 자결하려고 했으나 제자들이 만류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3번 이상 투옥되고 일제의 단발령도 거부하자 일본인들이 할아버지 머리카락을 강제로 잘랐다. 그 충격으로 산 속에 들어가 일체의 음식을 거부하고 움막을 짓고 사신 할아버지는 한일합방이 된 뒤 6년 뒤에 작고하셨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이 일로 인해 ‘슬픈 가족사’를 쓸 수밖에 없었던 김국장은 “아버지는 할아버지 일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데다 일본인들한테 맞아 42살에 작고하셨다. 내가 7살 때다. 다행히 할아버지 제자들이 우리 집을 보살펴주고, 일제한테 압류당할 뻔 했던 할아버지 재산을 찾아줘 나의 고생은 덜했으나 이 일로 우리집안은 독자를 면치 못했다. 아버지도 독자, 나도 독자다”며 “당시 일본인한테 걸리면 재산을 모두 압수당하고 알거지로 살았다. 그러다보면 대대로 자손들이 고생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면서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충북상호신용금고 기획실장까지 지냈던 김국장은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재산을 뺏기지 않아 광복회원 중에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이어 그는 “우리는 엄청나게 예우해 달라는 게 아니고 광복회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회원증과 보훈처에서 만든 유족증이 있으나 어디 써먹을 데가 없다. 독립기념관 들어갈 때 한 번 쓸까, 오히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발급하는 노인증만도 못하다”고 호소했다.

또 김국장은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부친의 친일행적 이야기가 나오자 “광복절 날 노대통령이 얘기한대로 친일파는 3대를 걸쳐 호강했는데 독립유공자는 3대를 걸쳐 고생했다. 친일파들이 많은 한나라당이 친일파 진상규명을 반대하는데 하루빨리 조사하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일파 이야기만 나오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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