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엄정애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스튜던트 푸어(student poor)’란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 가운데 빈곤한 사람을 말한다. 대학을 졸업했어도 취업 준비생·고시생·수험생으로 남아 있는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스튜던트 푸어에는 4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느라 수천만원을 쓰는 청년 구직자들이 있다. 두 번째는 행정고시, 공무원 시험, 교원임용 시험 등에 뛰어든 수험생들이다. 세 번째는 변호사와 의사 같은 고소득 전문직종을 노리며 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처음부터 스튜던트 푸어로 시작해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빈곤층으로 진입하는 경우다. 저소득층 출신 학생 상당수가 이 경우에 속한다.
 

4269만원. 대학졸업생 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스펙비용’이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학등록금으로 2802만원이다.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 비용 또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설문 조사자중 43%는 해외연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해외연수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1천108만원으로 대학등록금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었다. 이 외에 토익 등 자격증에 지출하는 비용들도 만만치 않게 차지하고 있었다.

스펙을 위해 등록금 외에도 수천만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지방이나 농어촌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의 주거비용도 만만치 않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성적은 갈수록 떨어지고, 장학금은 놓치고, 남들 다 준비하는 스펙은커녕 월세와 생활비를 위해 휴학을 선택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생들은 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8만8000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대학생 수에서 4.2%라는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취업 준비의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스튜던트 푸어들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스튜던트푸어는 34만명이다. 우리 주변에서 또는 뉴스에서 학생들의 힘든 상황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지금 학생들은 취업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끌어다 쓰고 있다. 아나운서직을 준비하는 여대생은 아나운서를 하기 위해 총 6230만원의 돈을 썼다. 등록금 2800만원에 아나운서 아카데미 등록금이 9개월만에 1250만원, 피부과에 1500만원의 돈이 들어갔다. 이 뿐만이 아니라 프로필사진 30만원, 헤어와 메이크업 비용 10만원, 의상구입비용 150만원이 들었다.

이렇게 비싼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 수는 2005년 185만 9000명에서 2012년 210만 3000명으로 24만 4000명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겨우 9000명만 늘었다. 대학생은 24만명이 늘었는데 채용하는 규모는 9000명밖에 되지 않으니 취업이 더 힘들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교육에 의지하게 되어 이런 스튜던트 푸어가 생기는 것이다.

스튜던드 푸어로 인해 청년층의 삶의 의욕이 사라질 수 있기에 해결이 시급하다. 한국고용정보원 권태희 박사는 “빚을 져가며 취업비용을 대고 고시에 올인하는 것은 처음부터 좋은 일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라며 “첫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징검다리로 생각한다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빨라지고 부채는 감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튜던트 푸어라는 신조어가 하루 빨리 없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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