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경실련 청주시청사 시민 토론회, 여론조사 문제 다수 지적
현 리모델링 방식 반대 많아···12월 결론 미루고 토론회 더 열어야

청주시청사,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충북청주경실련은 지난 23일 ‘통합 청주시청사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다’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날 많이 나온 얘기는 청주시 행정에 대한 비판, 현재 진행중인 여론조사의 문제, 리모델링후 신축은 이중투자라는 등의 지적과 함께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었다.

청주시는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청사건립 방식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 문항이 너무 간단해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은 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무 설명없이 시청사 신축 및 리모델링 논의가 진행중인 것을 아는가, 둘 중 어떤 의견에 동의하는가, 이유는 무엇인가만 묻고 있다.
 

이는 당초 시에서 ‘시청사를 건립하기 위해 일시적 채무를 부담하더라도 현 시점에 신축하는 방안과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 후 가용재원이 확보되면 신축하는 방안 중 어떤 게 좋은가. 1)신축, 2)리모델링후 신축, 3)잘 모름’이라는 안을 시의회에 보고했다가 ‘일시적 채무를 부담하더라도’ 등 특정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질문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은 뒤 나온 것이다.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문항을 만든다고 하면서 이런 식으로 정리하고 만 것. 하지만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면서도 양 쪽 방식에 대해 기본 설명을 충분히 했어야 했다는 의견들이 많다.
 

▲ 청주시청과 매입예정인 건물 현황도

아울러 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여론조사 만으로 건립방식을 결정할 것인지, 그외 다른 것들을 감안해 종합적인 판단을 할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또한 시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니 사전에 밝히라는 얘기들이 토론회에서 나왔다.

 

그리고 시의회와 상의해 결정한다는 점에 대해 시민들은 신뢰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시의회는 철저히 당대당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집행부 편, 새정치민주연합은 반대하는 식으로 갈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는 시의회 ‘도움’을 받아 그동안 이승훈 시장이 주장해온 리모델링으로 갈 공산이 크다. 이는 볍씨모양 CI를 억지 제정한데 이은 또 하나의 밀어붙이기 행정 표본이 될 것이다.

임성재 충북참여연대 상임위원장은 “당초 2018~2020년에 신축하고 그전에는 신축을 준비하는 것이 계획이었다. 왜 리모델링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리모델링 한 뒤 10년 후 신축이라는 방식은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반대한다. 리모델링 비용 추계도 믿을 수 없다”고 현 방식을 비판했다. 결론적으로는 그는 신축+리모델링 방식을 찬성했다.
 

또 지헌성 공무원노조청주시지부장은 “재정형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업무의 효율성, 편리성, 시민들의 행정만족도 등이다. 리모델링 용역 결과를 보면 경제성만 따졌지 시민불편과 업무효율 저하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다. 상당구청이 새로 짓는 남일면 청사로 이사가고 나면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현 상당구청사를 본청 제2청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는 재정형편을 고려해 리모델링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고, 현 시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청사를 모두 재조사하고 뭔가 결정하는 것은 후손에게 미루자는 신중론도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공히 지적한 것은 청사 건립 방식을 급하게 결정짓지 말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12월에 결론을 내기보다 더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병관 충북청주경실련 국장은 “잠깐 사용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는 현 리모델링 방식은 반대한다. 그리고 하나마나한 시민 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생각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청주시는 진정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의지가 있는지, 있다면 여론조사에 기대지말고  토론회를 열어 들어보라”고 말했다.

실제 신축과 리모델링 방식에 대해 아무 설명도 없는 ‘깜깜이’ 여론조사는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대세다. 청주시의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결론을 미루고 더 많은 고민을 해보자는 것. 서울시가 지난 1996년 조순시장 때부터 청사건립기금마련조례를 제정해 1800여억원의 기금과 이자를 조성하고 여기에 1000여억원을 더 보태 2989억원으로 청사를 신축한 사례처럼 청주시도 단기간 활용을 위한 리모델링을 하지 말고 신축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구청사는 일사천리···왜 본청사 신축에만 재정난 들이대나”
김용규 시의원 “양 구청 신축비 1172억원, 이 또한 고민해봐야” 지적

 

이승훈 청주시장이 리모델링 얘기를 꺼낸 것은 돈 때문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1000억원인데 본청사 외에 상당구청·흥덕구청까지 지어야 하기 때문에 신축은 어렵다는 것이다. 당초 본청사는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로 2312억원, 상당구청사 551억원, 흥덕구청사 621억원 등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3개 청사 건립에 총 3462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본청사를 신축하면 5년 동안 13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빚을 안 쓰겠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까지 상당·흥덕구청 신축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이 시장은 본청사만 가지고 돈이 없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해왔고 시민들은 신축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본청사라는 주장이 있다.

김용규 청주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사창,성화개신죽림동)은 지난 23일 충북청주경실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따졌다. 김 의원은 “향후 3~4년내 양 구청 신축비로 1172억원이 들어간다. 구청은 당연히 신축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구청에 대해서는 왜 고민을 하지 않나. 본청과 구청을 같이 놓고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양 구청은 오히려 향후 몇 십년 더 쓸 수 있다. 왜 유독 본청사에 대해서만 돈이 없다는 논리를 적용하는가”라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본청사이다. 재정 걱정을 하는 이 시장이 청주예술의전당 잔디광장 사업에는 13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한다.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현재 상당구청은 옛 청원군청사를 쓰고 있고, 흥덕구청은 복대동 대농부지에 신축한 임시청사를 사용하고 있다. 향후 상당구청은 상당구 남일면 효촌리, 흥덕구청은 흥덕구 강내면 사인리에 건립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상당구청사를 신축하고 기존 상당구청사는 제2청사로 활용해 현재 6개 별관으로 흩어져있는 본청 부서를 한 군데로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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