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대회의실에는 23일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영정 앞에 헌화한 뒤 분향소 한 편에 놓인 조문록에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짧은 글을 남겼다.

청주에 사는 이성훈(47)씨는 "(김 전 대통령 께서는)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는데 이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조문객도 있었다.

시민 박인성(58)씨는 "최초로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한다"며 "생전에 고인이 민주화를 위해 바친 열정은 국민들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 앞서 실·국장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이 지사는 국가 발전에 헌신한 지도자를 잃었다는 아쉬움에 굳은 표정을 지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한동안 서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조문록에 "이 땅에 지방자치를 부활시켜 주신 고 김영삼 대통령님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과 이승훈 청주시장, 홍성열 증평군수, 이필용 음성군수도 직원들과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분향소는 도내 11개 시·군별로 설치됐다.

충북도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에도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부터 김해 등 4곳에서 운영된 대통령 별장 중 나머지 3곳을 모두 폐쇄할 만큼 청남대를 아꼈다.

재임 기간에 28차례(126일)에 걸쳐 청남대를 찾았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청남대에서 생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장례 기간에 조기를 달고, 축제 등 행사를 자제하는 한편 불가피한 경우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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