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예찬/ 김춘길 충북사회복지신문 주필

노인여가복지시설과 민간사회복지기관. (사)대한노인회 충청북도연합회 등의 각종 프로그램을 즐겨 활용하는 고령자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첫째는 단순한 놀이-사교(社交)목적형이고 둘째는 학습형, 셋째는 배워서 자신의 지식 욕구를 충족하면서 가족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돕는 사회봉사형이다. 이같은 세 가지 유형의 고령자들은 각기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노년의 정열을 불태우며 황혼기 보람의 꽃을 피워나가고 있다.

그러면 각 유형별 활동상황을 보자. 첫 번째 놀이-사교목적형을 보면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그 대표적으로 음악 프로그램과 체육 프로그램의 참가를 통한 놀이와 사교활동이다. 체육 프로그램에서는 그라운드골프. 탁구. 당구. 댄스. 전통 춤. 바둑. 등산 등을 통해 남녀 고령자들이 체력을 다지면서 자연스럽게 교분을 쌓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홀로된 고령의 남녀간에 호감이 짙어진 끝에 ‘사랑’으로 발전, ‘사추기(思秋期)의 낭만’을 구가하는 ‘행운파’도 드물지 않다. 이를 두고 젊은 층은 ‘고목(古木)에 꽃이 피었다’고 빈정대지만 노인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당당히 ‘실버사랑’을 만끽한다. 사랑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서로 외로움을 달래면서 인생 상담을 나누며 지내는 고령자들도 많다.

음악 프로그램은 노래교실 참여자가 가장 많은데,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할머니 세대들은 노래교실에서 한평생 가슴에 켜켜이 쌓여져 온 한(恨)을 노래로 녹여나가고 있다고 술회하고 있다. 흘러간 노래는 물론 최신 유행가까지 열성적으로 배우는 등 노래 욕심들이 참으로 많다 하겠다. 악기를 배우는 열망도 뜨겁다. 기타. 아코디언. 오카리나. 장고. 색소폰 등을 배우며 음악성을 만끽하고, 동호인들끼리 양로원이나 병원 환자를 위한 위문 공연도 벌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거나 대회에 나가 입상하는 사례도 많다.

두 번째 학습형 고령자들은 컴퓨터. 역학. 풍수지리. 서예. 한문. 외국어회화. 카메라 등의 공부에 열심이다. 대부분 ‘컴맹’인 고령자들은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라도 초급반에서 컴퓨터 학습에 열심이다. 컴퓨터 기초 지식을 갖고 있는 고령자라도 문서처리 능력 등을 기르기 위해 컴퓨터 중급반에서 강사의 지도를 받아가며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역학 학습은 인체 장부의 음양과 오행(五行: 木火土金水) 등을 핵심으로 하는 한의학이나 전통의술(대체의학) 공부와 긴밀하게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평생학습에 나서고 있는 고령층의 중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겠다.

세 번째, 사회봉사형 고령자들은 사회복지기관.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충북노인회 등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참가, 기존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거나 새롭게 배워서 남에게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축적된 지식과 경험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일부 사례로는, 금융기관장으로 은퇴한 고령자가 사회적기업과 비영리기관들에게 컨설팅 재능 기부를 하고 있고, 영어에 능통한 전직 대학교수 두 명은 충북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비영리기관 종사자들의 해외여행을 돕기 위해 무료 영어회화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대표적 예로는 (사)대한노인회충청북도연합회의 <노인전문인양성교육과정>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려수지침 교습 등을 들 수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