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지난 한달 동안 노사 간에 있었던 노동개혁은 정부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크다고 할 수 있는 민주노총은 회의장 밖에서 붉은 조끼와 붉은 머리띠를 머리에 묶은 채 차가워지는 하늘을 향해 소리만 쳤고, 회의장에 안에 있던 한국노총은 정부와 사측 대표로부터 계속되는 십자포화를 받으며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분리한 타결안에 사인을 했다.

10월 27일 참여연대 2층에서는 일방적인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대응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초대된 패널은 조성주(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박창규(참여사회연구소 소장), 이남신(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김윤철(참여사회연구소 부소장) 이었다.

사회는 김윤철 교수가 맡았고, 토론회의 첫 발제는 조성주 소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조 소장은 “정부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정부는 <비정규직 -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방안으로 진보진영과 노동계와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번 여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에서는 <저성과자 해고>, <임금피크제 도입>, <열정페이 감독> 등을 주장했고, 노동계는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해결>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계속 밀고나가던 기존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라는 문제를 이번 여름부터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개혁>이라는 훨씬 큰 규모의 갈등으로 확대한 뒤, 기존에 <저성과자 해고>로 한정되었던 문제를 <일반 해고>로 확장시켰고, 취업규칙 변경 등도 마찬가지였다. <임금피크제> 역시 기존의 정년연장에 따른 논의주제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이 목적으로 바뀌었다.

조 소장은 “이는 단순히 프레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개혁이라 명명하고 그 대상을 청년, 노년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집단까지 확장하여 갈등의 범위를 크게 확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 청년들의 지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노동개혁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필요하다’라 의견이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높게 나왔다”며 이번 정부의 노동개혁에 적지 않은 청년들의 지지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노동개혁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청년이라는 개체 집단’을 노동개혁에 넣은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이번 노동개혁의 갈등 범위를 더 넓혔는데도 불구하고 승리했다는 점이다.

조 소장은 “이 순간 싸움의 승패는 이미 결정 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실제로 정부에서는 이번 노동개혁을 할 때 공적해결을 원했다. 기존에 임금피크제를 둘러싸고 노사간 자율을 노조측에서 주장했다면(노조가 잘 조직되어 있는 사업장의 경우는 어느 정도 싸워 볼 만하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우리나라 사업장의 대부분을 차지고하 이들은 노조 가입률도 미비하다), 정부와 사업자들은 청년이라는 존재들을 볼모로 잡아 이 갈등을 키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었다. 즉, 공적 해결을 통해 정부는 이번 노동개혁을 노조로부터 승리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