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안 수재로 외무고시 합격 후 승승장구, 몇 번의 좌절 겪어
지난해부터 여론조사 우위 점해···남북통일·국민통합에서 높은 점수

커버스토리 '충북사람 반기문과 대선'

오는 2017년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여야는 벌써부터 정권창출에 시동을 걸었고  후보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대권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심심찮게 발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충북 출신의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1위를 달리고 있어 화제다. 반 총장에 대한 충북지역 여론과 그의 이름을 딴 각종 행사 및 사업들을 알아본다.

반 총장에 대한 지역여론은 과연 대권에 도전할 것인가부터 도전할 경우 찬·반 의견이 공존하는 등 분분하다. 또 다른 지역주의라는 비판과 충청권 대망론을 성공시켜 충청권 대통령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가하면 반 총장의 출생지인 음성, 반 총장이 학교를 다닌 충주에서는 반 총장 이름을 딴 각종 행사와 사업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필요한 것도 있지만 양 지자체간 경쟁으로 중복, 전시행정,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행사와 사업도 다수있다.
 

▲반기문 총장/ 1944년 충북 음성 출생. 충주고·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외무고시 합격·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외교통상부 차관·외교통상부 장관·UN 사무총장

반기문 총장은 충주중·충주고·서울대를 졸업하고 1970년 외무고시를 차석으로 합격했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상당히 잘해 충주시내에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1962년 고3 때 미국적십자사와 적십자연맹이 공동 주최한 ‘청소년 적십자 국제견학 계획 및 연구대회’차 방미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일화는 유명하다. 반 총장은 이 행사에 참석할 인재들을 뽑기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치른 선발시험에서 합격했다. 과외나 학원이 없던 시절, 그는 충주비료공장 미국인 엔지니어와 그 가족들한테 영어회화와 미국문화에 대해 배웠다고 한다.

가정 형편은 어려웠다. 아버지 반명환 씨가 물류업체인 충북산업 소장을 지내 50년대 말 까지는 유복한 생활을 했으나, 친구 빚보증을 섰다 많은 돈을 날리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반 총장은 4남2녀 중 장남. 태어난 곳은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이나 초중고는 충주시에서 다녔다. 현재 충주시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여동생이 어머니 신현순 씨를 모시고 살고 있다.
 

반 총장은 가난한 집안의 수재로 승승장구하며 UN 사무총장이라는 세계의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으나 좌절도 맛보았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말이다. 그는 37년 외교관 인생 중 2001년 외교부차관 시절 한·러공동성명과 관련해 차관직을 박탈당했고, 이어 2004년 외교부장관 때 선교사 김선일 씨 참수사건으로 낙마해 두 번째 고비를 맞았다. 반 총장에 대해 다룬 몇 권의 책에도 이런 구절이 나와있다. 그리고 올해 전국을 강타한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연루설로 곤욕을 치른다. 반 총장은 성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으나 평소 두 사람 사이에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 총장 동생인 반기상 씨의 장남 주현 씨가 경남기업 핵심자산인 베트남의 랜드마크72 빌딩매각과 관련해 국제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한동안 시끄러웠다. 경남기업은 반주현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반기상 씨는 제일은행에서 퇴직한 뒤 2008년부터 올해까지 경남기업 상임고문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반 총장이 선거판에 뛰어들면 이런 얘기와 관련한 것들이 파헤쳐지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조용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본인도 자신의 리더십 핵심을 ‘겸손’이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충북지역에도 별로 없다. 반 씨들이 음성 고향에 모여 살지만 반 총장이 고향을 방문했을 때 이따금씩 만나는 집안사람들이고 중요한 일을 상의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정치인 박지원과 권노갑 씨가 한 때 반기문 측근들이 움직이고 야권 대선후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표현을 썼으나 그게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들어 부쩍 달아오른 ‘반기문 대망론’
거의 모든 여론조사 1위 싹쓸이···2위와 큰 격차

 

반기문 총장은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한 반기문 대망론은 올해들어 한층 달아올랐다. 최근 ‘문화일보’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40·50·60대 각 1000명씩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40대의 24.5%, 50대의 28.1%, 60대의 26.8%가 반 총장이 대선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2위는 세대에 따라 다르다. 40대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50~60대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꼽았다. 반 총장은 광주·전라지역을 제외하고 대구·경북지역, 새누리당, 보수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0월 31일 발표한 '제19대 대선주자 국가과제 실현 적합도 10월 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24.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이보다 높은 28.5%를 기록해 역시 1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전반적 적합도 뿐만 아니라 △국민통합(29.3%) △민주주의 발전(20.3%) △남북 평화와 통일(33.8%) 등의 항목에서 1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측은 반 총장이 국민통합, 남북 평화와 통일 등의 항목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항목에서 2위를 차지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는 각각 11%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또 ‘시사IN’은 지난 9월 2007년 창간호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신뢰도 조사 결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가장 신뢰하는 차기 대선주자’ 1위(27.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2위 그룹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3.7%), 박원순 서울시장(13.3%)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8.2%), 안철수 의원(5.7%)은 10% 아래를 맴돌았다.
 

‘시사IN’은 “반 총장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명실상부한 1위였고 연령별·지역별·지지 정당별·직업별로 응답자를 나누어 분석해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서울신문, SBS 방송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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