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심리치료사 할 스톤·시드라 스톤 박사가 펴낸 <다락방속의 자아들>

▲ 이경옥 마불갤러리 코디네이터

책·책·책/ 이경옥 마불갤러리 코디네이터

오랜 마음의 벗이 건네준 책 <다락방 속의 자아들-누가 내 삶을 몰래 살아가고 있는가> 제목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동요를 느낀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란 말인가? 내가 주체적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 어쩜 주도적으로, 우리는 깨어서 삶을 살기보단 세월에 떠밀리듯, 세상의 흐름속에서 정신없이 뛰고 있는 런닝맨일지도 모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 책의 원제는 <Embracing Our Selves : 우리 자신을 껴안아주기>. 참 따뜻하다. 안아준다는 것은 포용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 환영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나는 나자신을 안아주고 있는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 하고 있는가? 나 자신을 안아주지 못할 때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안아줄 수 없을 것이다.

껍질속의 껍질, 잠시라도 내면을 들여다본 사람을 알 것이다. 내 속의 내가 얼마나 많은지, 나라고 하는 자아상들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많은 목소리들이 아우성대고 있는지.

그런데 나는 잘 듣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 목소리, 내가 듣고 싶은 목소리만 들으려 한다. 그러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또다른 목소리. 여기서 갈등이 일어나고 망설임과 후회를 하게 된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가 왜 그랬을까? 명상속에서, 또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앞에서,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 모든 생각이 잦아들면 고요와 평화를 맛본다.

▲ 다락방 속의 자아들 할 스톤, 시드라 스톤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이 책의 저자인 할 스톤박사와 아내인 시드라 스톤 박사는 심리치료사로서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많은 다양한 ‘목소리들’, 혹은 많은 자아상들이 인간관계속에서 어떻게 서로 상호 작용하는지 탐구했다. 한 인간 안에 다양한 자아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그것들을 조화롭고 균형잡게 하는 것이 심리치료와 의식성장의 핵심이라고 보는 ‘자아들의 심리학’분야를 개척하고 외면당한 자아들을 발견하도록 촉진하는 ‘목소리와의 대화법을 개발, 보급했다. 그들은 ’목소리와의 대화법‘을 우리자신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한 기법으로서, 소통의 도구로서 사용하길 권한다.

‘깨어남의 포효’를 경험해보자

책의 프롤로그에서 ‘깨어남의 포효’의 비유는 아름답다. 태어나면서부터 염소의 무리에서 자라게 된 어린 호랑이는 자신이 염소인줄 알고 염소처럼 울고 염소처럼 풀만 뜯어먹고 모든 면에서 염소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어느 날 다시 만난 늙은 수컷 호랑이의 노력으로 호랑이의 본성을 되찾게 된다.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커다란 소리로 포효한다. ‘깨어남의 포효’, 이는 우리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존재임을, 자신의 참 본성을 깨닫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상징적으로 우리 모두는 염소로 자란다고. 가정과 문화권속에서 교의주입되고 학습된 인식이 우리가 아는 전부이기에 자신의 다른 본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는 것들이 내 가까이에 있는데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발견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원통한 것인가?

이 책과 목소리의 대화법은 이 ‘다른 본성-우리의 ’잃어버린‘ 부분들-의 회복을 추구한다. 그럼으로써 자기만의 ’깨어남의 포효‘를 경험하고 자기안에 있는 수많은 미지의 자아들을 만나도록 이끈다. 인간의 의식구조를 이해하고 정반대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한 계단 높은 곳에서 균형잡힌 선택을 하며 온전한 자신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진입하고 있는 이 시대를 모든 것을 포용하는 새로운 르네상스-우리 존재의 많은 단면들과의 새로운 만남-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자아들을, 곧 자신의 다양한 측면들을 포용하고 우리의 의식체를 구성하는 무수한 에너지 패턴들을 경험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가 되고 국가와 종교와 인종과 그 밖의 온갖 울타리들을 초월하여 우리 자신은 물론 이웃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동시에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대, 그러기 위해선 우리 안의 자아들을 포용하는 이 도전을 받아들여서, 기쁨과 연민으로 모두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어주자 한다. 자각의식 속에서 이 순간을 사는 법과 신성의 고요와 평화와 영원과 함께하는 법을 배우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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