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개교‧준비교 21개교 선정해 출발
전국 800개 혁신학교‧13개 교육청에서 시행
충북혁신학교, 속살 볼까
4년 단위로 사업 진행
지난 8월 말에 열린 연수에서 드디어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 담당교사들은 한 무대에 섰다. 그동안 경기도와 서울 등의 선진사례를 듣기만 했던 것에서 이들은 지난 2015년 한 학기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발표했다. 행복씨앗학교 운영교사들은 ‘행운부장’이라고 부른다.
충북도내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480개 가운데 올해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의 첫 씨가 뿌려졌다. 도내 10개교가 행복씨앗학교로, 11개교가 준비교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최근 충북도교육청은 행복씨앗학교 1년차를 보내고 2년차 공모를 실시했다.
혁신학교의 경우 10개교 모집에 유치원 3곳, 초등학교 17곳, 중학교 4곳 등 24곳이 응모, 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준비교는 20개교를 뽑는 데 35개교가 지원, 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혁신학교에는 매년 4000만원의 예산이 4년간 지원되고, 준비학교에는 1년간 1000만원이 지원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운영·예산계획서 심사와 현장 실사를 통해 이번 달 30일까지 대상 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을 제외한 구성원 과반의 동의, 학교운영위원회 승인 등 응모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교원들에게는 승진 등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는 데도 2대 1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안착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혁신학교 제 2기도 순항을 예고한다”라고 설명했다.
혁신학교는 4주기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채 1년이 되지 않는 시점이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충북교육현장에서 오해를 많이 받았고, 도의회는 김병우 교육감의 주요정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예산을 삭감하는 등 반대하기도 했다. ‘혁신학교를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등이 주요 레파토리였다.
학교 문화를 바꾼다
전국의 혁신학교는 지난 3월 기준 현재 800곳이 넘는다. 전국의 13개 시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중점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혁신학교를 실시하는 것이다. (도표 참조). 이들 지역은 지난해 소위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곳이다. 대전은 보수교육감으로 분류됐지만 내년부터 혁신학교 사업을 추진한다. 대전시의회에서 혁신학교와 관련한 조례가 통과됐다. 총청권교육감협의회가 구성돼 충‧남북, 대전, 세종시 교육감이 함께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도교육청 혁신기획담당 김도현 장학사는 “혁신학교가 그간 교사들이 고민했던 부분을 해결해주는 하나의 방안이 아닐까 싶다. 행정위주의 관행이 몸에 배어 있다 보니 수업혁신이나 관리자와의 관계 등 학교 안의 고정화된 구조를 바꾸기가 쉽지는 않다. 혁신학교는 교사와 아이들, 교사와 교사, 교사와 관리자의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모습들이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계량화‧수량화 하지 않아
도교육청은 지금 2년차 혁신학교를 선정한 뒤 도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도의회는 지난해 ‘효과 분석’을 전제로 도교육청이 제출한 혁신학교 사업비(9억원) 중 2억 5000만원만 깎는 선에서 절충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한국교육개발원에 혁신학교 성과 분석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올해에는 기초연구만 이뤄지고 성과 지표는 제시되지 않는다. 김성근 학교혁신담당 기획팀장은 “3년 단위로 할 예정인데 우선 내년 하반기쯤 중간결과가 나온다. 혁신학교 학생들을 시간을 두고 종단평가 방식으로 분석한다”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일단 행복씨앗학교에 대해 수량화‧계량화를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혁신학교의 성과는 민주주의 성장이라고 본다. 결과를 중시하다보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구조, 존중과 신뢰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게 목표다. 확률상 100% 성공한 혁신학교는 나올 수 없다. 하지만 무늬만 혁신학교라고 해도, 나빠지는 건 아니다. 처음에 많은 수를 지정하지 않은 것도 도교육청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점차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행복씨앗학교를 통해 교사와 교장 등 교원의 능력이 향상되고, 지역사회가 교육문제를 생태계로 인식하면 충북에서도 ‘교육혁신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 일부 지자체와 논의 단계에 있다. 앞으로 행복씨앗학교를 중심으로 마을과 지역사회가 함께 결합하는 모델을 고민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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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포럼 11월에 ‘미래교육’주제로 열려
혁신학교 연수, 지난 1년간 꼼꼼히 진행돼
도교육청에서는 기획협의회를 구성해 전반적인 정책의 토대를 만들고, 컨설팅,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혁신학교 기초 연수를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심화연수를 실시했고 역량강화연수를 벌였다. 올해 4월에는 학교혁신리더십과정을 도내 전체 교장‧교감, 전문직, 수석교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7차례 걸쳐 열었다. 10월에는 학교혁신아카데미를 열어 도내 행정실장, 주무관, 실무사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교육한다.
김 장학사는 “충청권 학교혁신네트워크가 구성돼 있어 담당자들은 매달 한 차례 모임을 갖고 있다. 교육감들은 충청권교육감협의회를 통해 분기별로 회의를 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국제포럼도 공동개최한다”라고 설명했다.
충청권교육감협의회에선 11월 20일 ‘미래교육’을 주제로 핀란드, 호주의 교육학자와 대전외국인학교교장을 초청해 국제포럼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엔 국제포럼 첫 행사로 배움의 공동체 창시자인 동경대 사토마나부 교수를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