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 김동진 청주삼겹살 ‘함지락’ 대표

청주에서 처음으로 중고 의류를 전문적으로 위탁 판매하는 매장이 청주 중앙시장에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청주 아나바다협동조합(이사장 윤송현)은 매장정리 작업을 늦어도 10월 하순까지는 완료하고 10월말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청주 도심 중앙시장 상가에 입점한 아나바다협동조합은 1층 건물 80평을 임대하고 요즘 특별히 매장 운영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위탁 받은 의류를 어디에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 제품별로 진열할 것인지 브랜드별로 진열할 것인지, 옷걸이에 진열할 것인지 위아래로 쌓아 진열할 것인지 등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매장을 준비하느라 다소 많은 시간을 지체하고 있다.

▲ 윤송현 청주아나바다협동조합 이사장.

아나바다협동조합이 출범한 것은 지난 5월 중순,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중고의류를 취급하는 협동조합의 창립총회를 성황리에 끝내고 이어 6월에는 정식 신고확인증을 발부 받았다. 협동조합은 30명의 발기인이 참여한 가운데 3천만 원의 출자금으로 처녀 항해를 시작했다.

아나바다협동조합은 설립 목적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중고 생활용품의 위탁 판매 등의 사업을 통해 자원의 절약과 순환을 촉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사회적 경제의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조합원 간의 유대와 협력을 통해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있다. 대규모 자본에 의한 사업이라기보다는 서민들이나 조합원들의 소자본 출자에 의한 사회적 기업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업적인 개념보다는 사회적인 순기능에 방점을 두고 있는 형태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아나바다협동조합은 집집마다 장롱에서 묵고 있는 명품 의류나 명품 가방 등을 위탁 판매할 생각이다. 위탁자 스스로 희망 판매가를 밝히도록 하며 거래된 품목에 대해서는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위탁 판매와는 별도로 각종 의류나 생활용품을 기증받기도 한다. 기증 품목에 대해서는 필요한 가공과정을 거쳐 쓸모를 키운 뒤 재판매하는 형식이다. 결국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부담 없이 되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친환경 사업이다.

아나바다협동조합의 중심에는 윤송현 이사장이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지난 5기 청주시의원이기도 했던 윤 이사장은 특별히 ‘더불어 사는 사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5년 전쯤에는 청주시 용암동에 사회적 기업으로 ‘할매 손만두집’을 만들어 소일거리가 없는 할머니들에게 일거리와 용돈을 쥐어 드리기도 했다. 현재는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만두사업단이 꾸려져 더욱 왕성한 사회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아내와 함께 용암동에서 초롱이네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윤 이사장은 도서관 전문가로도 손색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히 스웨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일본어판 스웨덴 정치 관련 도서를 우리말로 번역한 데 이어 출판사와 계약을 통해 출간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전문가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윤 이사장은 틈나는 대로 북유럽의 도서관을 답사하며 자신의 도서관에 적용하는가 하면 향후 계획으로 북유럽 도서관 투어를 위한 전문여행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있다.

아나바다협동조합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윤 이사장은 “청주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영역의 협동조합이어서 단정적으로 성공을 장담하긴 좀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다소 시행착오를 좀 겪더라도 다행히 조합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고 조합원으로 참여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설명해 본 결과 반응이 나쁘지 않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아나바다협동조합이 전통시장으로서의 기능이 많이 쇠락한 중앙시장에 사람을 불러 모으고 돈이 돌게 했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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