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 칠판 앞쪽 가장 왼쪽이 김우창 교수. 그 옆은 정의당 조성주씨.

500조 원이라는 금액은 ‘크다’라는 말보다 ‘과하게 크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금액이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보다 200조 가까이 많은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이다.1988년 1월부터 실시된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30년 후에는 2,5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며 2060년경(감사원 추정은 2045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한다. 과하게 큰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도 문제이고, 이 돈이 천천히 고갈되어 가는 것 또한 하나의 문제이다. 이번 여름 동안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사이에 두고 한바탕 시끄러웠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하여 국민연금 문제는 ‘세대간의 연대’라는 개념은 퇴색되었고, 세대간의 형평성의 문제 또한 이야기되지 않았다라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인사들도 있었다. 지난 8월 26일 연세대학교 국민연금과 관련하에 다른 해결방안에 대한 자그마한 토론회가 있었다. 청년 온라인 미디어 미스핏츠(Misfit)에 의해 마련된 이번 대담회에서는 <국민연금, 청년에게 투자하라>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 대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카이스트 김우창 교수는 해결에 앞서 국민연금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세 가지 대안에 대하여 먼저 소개했다. 첫 번째가 보험료 인상이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내면 국민연금은 더더욱 늦게 없어질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두 번째는 지금률 인하다. 현재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 연금을 더욱 적게 주자는 이야기다. 그리고 세 번째는 기금투자수익률의 증대다.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여기저기 투자해 돈을 더 많이 벌자는 이야기다.

첫 번째 방법의 경우에는 청년층이 싫어하고, 두 번째 해결방안은 연금 수령자들(61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기준 안에서)이 좋아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정치인들로 하여금 표를 읽을 수 있는 방법들이기도 하다. 그러면 마지막 세 번째 해결방안을 보자. 김우창 교수는 국민연금을 시장에 투자하여 ‘운’에 의한 초과수익 달성 가능성과, ‘실력’에 의한 초과수익 달성 가능성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였다.

먼저 ‘운’으로 초과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을 보면, 연평균 1%의 수익을 내는데 5.7%의 가능성이, 연평균 2%의 수익을 내는데 0.079%의 가능성이 나왔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500조원이라는 돈의 일부를 떼어 5.7%나 0.079%의 가능성으로 시장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낮은 가능성에 돈을 거는 것이다. ‘실력’에 의한 초과수익 달성 가능성 또한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을 기준으로 1년, 5년(2010-2014), 10년(2005-2014), 20년(1995-2014)간 초과 수익을 달성할 테이터를 뽑아본 결과 또한 무척이나 낮았다. 이로서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방법의 경우 국회의원들의 표가 떨어지고, 세 번째 방법을 선택할 경우 국민의 노령을 도와주기 위한 돈을 시장에 버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여기에 네 번째 방법으로 인구투자 방법을 제안하였다. 현재의 국민연금을 청년들에게 투자하자는 것이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빚을 국민연금으로 탕감해주고, 청년들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국민연금을 통해 만들어 낸다면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시점을 훨씬 미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처음에는 국민연금 쌓이는 속도가 줄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인구 증가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들의 증가로 고갈 시점을 현저하게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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