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자연랜드(주)·보은대추한과·(주)닥나무와 종이가 일구는 6차산업

청원자연랜드(주)···젖소에서 우유생산-치즈·요거트 제조 판매-체험·교육
보은대추한과···보은대추-유과·엿강정·꽃과자·다식 제조 판매-체험·교육
(주)닥나무와 종이···닥나무에서 한지생산-공예품 만들어 판매-체험·교육·숙박

 

▲ 안용대 청원자연랜드(주) 대표는 1일 청주 석교초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젖소이야기를 들려준 뒤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을 실시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지난 10월 1일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의 청원자연치즈체험장. 청주시 석교초등학교 3~5학년 어린이 140명이 체험학습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한 것은 송아지에게 우유주기·건초주기와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1년에 6500여명이 다녀가는 농업회사법인 청원자연랜드(주)는 최근 학생과 일반인 체험·교육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곳은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해 치즈와 요거트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체험·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안용대 대표는 지난 2006년 귀농해 부친이 운영하던 청원목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9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크게 다르다. 부친이 1차산업을 이끌어 왔다면 안 대표는 6차산업에 종사하는 것. 안 대표는 110마리의 젖소를 키우면서 ‘바보아빠’ 치즈와 요거트를 만들어 판매한다. ‘바보아빠’는 바보가 아니라 ‘바라보고 또 봐도 보고싶은 우리 아가를 위한 아빠의 마음을 담았다’는 데서 나온 말.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미 2011년 현장실습교육장으로 지정을 받고 전국의 농고·농대·귀농자 대상 교육을 해왔다. 그리고 2014년에는 농촌교육농장 인증을 받고 학생들의 체험교육을 담당해 왔다. 그는 “40세가 되면 체험목장을 운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해왔다. 치즈·요거트는 아이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 우유는 생산량에 비해 소비가 적어 남아돌아가는 형편이다. 이것을 가지고 치즈와 요거트를 만드니 새로운 부가가치가 탄생했다. 아직 젊어 여러 가지 연구·개발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고향이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현도면 우록3리에는 목장을 운영하는 농가가 7가구 있다. 그런데 일찌감치 새로운 시도를 했던 안 대표만 유일하게 현재 6차산업을 일구고 있다. 다만 시설투자와 환경개선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게 걱정이라고 한다.

 

그는 “돈을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고 조금 모으면 건물 짓고, 또 조금 모으면 짓는 식으로 해와 힘들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보니 시설투자에 여간 많은 돈이 드는 게 아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일은 주로 가족·친척들이 하고  외국인 노동자 1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방문객들이 숲체험도 할 수 있도록 체험장 뒤 숲에 오솔길을 냈다.
 

홈페이지 ‘청원자연치즈’(www.nacheese.co.kr)에 들어가면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 설명과 낙농체험 이용안내 등을 볼 수 있다. 치즈·요거트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살 수 있고 주문하면 택배로 보내준다.
 
구 대표, 내년부터 꽃차 교육·체험 계획
 

▲ 구용섭 보은대추한과 대표는 20년간 한과를 만들어왔다. 이제는 명인·명소·명품에 도전하며 한과와 꽃차 교육·체험장을 설립중이다. 사진/육성준 기자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는 ‘보은대추한과’가 있다. 대추유과·엿강정·다식·대추꽃과자 등을 생산 판매한다. 보은 특산물인 대추를 활용해 유과를 만들고 우리밀 약과와 엿강정 등을 생산한다.

농민운동과 환경운동을 해왔던 구용섭 대표는 지난 1996년 농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보은 특산물인 대추를 활용한 한과생산에 뛰어들었다. 보은 대추를 브랜드화해서 ‘보은대추한과’라는 상호를 처음으로 쓰고, 한과 재료로는 국산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한과 만든지 20년 됐다. 손으로 밀어 기름에 튀기는 일을 아내와 힘들게 해왔다. 한 10년 하니 맛있다고 소문이 나더라. 우리 전통식품은 지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경험이 중요하다. 6차산업도 기술력에 달려있다. 기술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술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구 대표는 또 “명인·명소·명품화를 이루고 싶다. 한과 명인,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명품 3가지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생산하는 한과는 맛있고 믿을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이다. 특히 명절에는 불티나게 팔린다. 한국민속촌과 농협하나로마트, 오창농협친환경센터 등지와 우체국쇼핑몰에서 판매한다.

 

구 대표는 요즘 교육·체험장 공사에 힘을 쏟고 있다. 인근 수한면 후평리에 한과와 꽃차에 대해 교육·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중인데 내년부터 교육생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요즘 꽃차 생산에 푹빠진 그는 핑크색의 맨드라미꽃차를 만들어 주었다. 최근에는 대전 한밭대 평생교육원에서 꽃차 강의를 하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꽃차를 생산해 판매하고 교육·체험까지 연계하니 이 또한 6차산업이다.
 

▲ 이종국 (주)닥나무와 종이 대표는 소전리 벌랏마을과 문의 마불갤러리(사진)에서 학생·단체·외국인 대상 체험·교육을 한다.

이 대표, 외국인 유학생 교육까지 담당

청주시 문의면에서 한지를 생산하는 이종국 ‘닥나무와 종이’ 대표는 작가이다. 닥나무를 심어 키운 뒤 그것으로 한지를 만들고, 다시 한지로 여러 가지 공예품을 만든다.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지는 이 대표 손에서 포장지·바구니·가방·부채·등·명함·그릇·지갑 등으로 태어난다. 미술을 전공한 그는 여기에 색깔을 입혀 아름다운 공예품으로 내놓는다. 그가 문의면에서 운영하는 ‘마불갤러리’에 가면 이런 공예품들을 볼 수 있다.

도시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1998년 가장 오지를 찾아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로 들어갔다. 우연찮게 소전리로 갔으나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 동네 주민 대부분이 한지를 만들어 썼다는 얘기를 듣고 한지복원에 매달린다. 오랜기간 시행착오를 거친 그는 마침내 한지를 뜨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문화는 종이로 시작해 종이로 끝난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을 붙이고, 세상을 떠나면 종이에 싸서 묻는다. 그 만큼 우리에게 종이는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유 종이인 한지가 아쉽게도 사라졌다. 한지는 전통소재이면서 첨단소재이다. 옛날에 한지에 옻칠을 해서 갑옷도 만들었다. 한지는 튼튼해 로봇과 비행기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지 생산의 맥이 끊겼던 벌랏마을은 다행히 2005년 농촌진흥청과 청원군으로부터 한지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되고 많은 지원을 받았다. 마을 한가운데에 한지를 뜰 수 있는 공동작업장도 생겼다.
 

그는 2005년 한지 체험·교육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 민박을 추가했다. 아궁이에 불을 때는 소전리 시골마을에 숙박시설 공사를 하는 중이다. 한지체험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은 1년에 수천명. 오는 9일에는 외국인 유학생 30여명이 한지체험을 하기 위해 방문한다. 문의지역 어르신들을 직원으로 쓰고 있는 이 대표는 전통문화도 6차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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