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대농부지 인근 3만평, 평당 300만원대 공매

 청주산업단지 대농부지와 인접한 엽연초생산조합중앙회(이하 엽연초중앙회) 교육원 부지 3만1000평이 사실상 평당 300만원대의 고가로 서울 E업체에 공개매각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엽연초중앙회는 지난달 16일 교육원 실습부지로 활용해온 3만평에 대한 공매를 실시해 서울 E업체에 756억원에 매각했다. 이러한 가격은 사실상 토지이용이 어려운 공원 도로용지를 제외하면 평당 낙찰가가 무려 330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물건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자본력을 갖춘 S개발, D건설, D공영 등 5개 아파트건설업체가 참여했고 총 10개 업체가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의 응찰가는 평당 200만원 미만으로 낙찰가와 현격한 금액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아파트 건설사업 정도가 가능한 부지를 턱없이 높은 가격에 매입한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최고가로 낙찰받은 서울 E업체는 개인투자자금을 펀드조성하는 부동산 전문투자업체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인근 대농부지가 업무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토지이용계획의 상승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구단위계획에 일부라도 포함된다면 부가가치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투자처를 찾지못한 서울의 거대자본이 행정수도이전에 따른 장기 투자가치가 높은 청주 땅에 ‘묻지마 투자’를 한 것일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땅을 매입한 E업체의 대표가 인접한 대농부지의 M&A를 추진해온 (주)신안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대농부지와 연계개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주)신안과의 M&A는 법정관리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물건너간 상태이며 대농부지에 대한 상업용지 변경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재정비 결정도 충북도가 계속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해 5월 대농부지에 행정타운 조성을 위해 11만7000평(상업10만5천평, 주거 1만2천여평)에 대해 일반공업지역을 일반상업 및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주시 도시재정비계획결정을 충북도에 신청했다.

 하지만 도는 대농에 대한 인수합병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말해 어느 기업이 대농을 인수할 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합병의 대가로 엄청난 개발이익을 가져다주는 도시계획변경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은 특혜의혹만 부추길 뿐 정당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대농부지와 엽연초교육장 부지를 연계시키는 것은 앞서 간 추론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엽연초교육장 매각에 따른 새로운 이전부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0년 설립된 전국 유일의 엽연초교육장이 혹시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교육장은 전국 엽연초조합에 근무할 직원들과 경작농민들에 대한 영농교육장 60여년간 활용됐고 작년에도 1000여명 이상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엽연초조합 관계자는 “충북이 엽연초 생산량이 가장 많은 도이며 생산조합도 전국 38개 조합 가운데 8군데가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교육장 시설이 충북에 설치되는 것이 당연하며 내덕동 연초제조창이 이전하는 마당에 교육원까지 타 지역으로 옮겨간다면 지역민들의 박탈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에는 청주, 충주, 제천, 음성, 괴산, 증평, 미원, 보은엽연초조합 강원도와 함께 황색종 주생산단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한 대학 연초학과가 충북대 농대에 개설됐기 때문에 산학협동 체계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엽연초생산조합중앙회의 이사회등 인적구성상 새 교육원 입지가 다른 지역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에대해 익명을 요구한 Q씨는 “지금까지 18년동안 충북지역 조합장이 중앙회장을 맡았는데 이번에 내부 반란표가 나오면서 다른 지역출신이 중앙회장에 당선됐다. 이같은 구도속에서 실무부서와 핵심 이사진의 의중에 따라 이전부지가 결정된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괴산군과 엽연초생산조합이 중앙회 교육원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관계자는 “교육 뿐만 아니라 휴양기능도 포함되기 때문에 산수가 좋은 괴산지역에서 입지를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매년 수천명의 교육생이 다녀간다면 지역에도 적지않은 경제적 관광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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