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그렇다면 부채에 시달리는 대학생과 그 대학생을 뒷받침하고 있는 가정의 부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인가. 그렇지는 않다. 과거에 ‘우골탑’이란 단어가 있었듯이 대학생의 채무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과거의 부채와 오늘날의 부채가 같은 것은 아니다. 오늘날 부채의 형태는 ‘금융부채’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전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부채의 경우 친족이나 가족의 네트워크에 의해 만들어진 부채의 형태였다면 오늘날에는 대학생들이 빚을 진 상대가 금융권이라는 이야기다. 천주희 씨는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자립기반이 없는 청년이 사회로 나와서는, 계속해서 부채를 만들며 살 수밖에 없다.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한 빛, 결혼 빛, 전세 빚 등”이라며 오늘날의 사회시스템 자체가 이렇게 만들어 져있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빚을 지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최씨는 랜디 마틴의 일상의 금융화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날 청년들의 채무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시했다. 그런데 일상의 금융화라는 말이 무슨 말일까. 일상의 금융화란의 책을 번역한 박성일 씨는 자신의 책에서 “노동자계급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그들에게 새로운 주체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문화이데올로기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윤율이 저하된 시대에 개인들로 하여금 각자의 미래 가치를 앞당겨 소비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축적을 지속하는 매커니즘”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상에서 금융상품들과 친근해진 사람들이 금융 투자자들의 논리를 답습하게 되고, 사람들이 자신의 삶 주기 자체를 이들의 논리로 재구성한다는 이야기다. 굳이 자신이 직업적인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주식투자를 하거나 일상적인 금융상품들을 사고팔면서 자신 자체도 투자자들의 논리를 이해하게 된다.

천씨는 금융의 일상화는 사람들이 빚을 쉽게 지게 만든다는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투자자 논리의 답습과 빚을 진 것을 공존하게 만드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샘이 되는 것이다. 금융의 일상화와 금융자본주의(과거에는 직접 공장을 지어 생산시설 짓는데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오늘날에는 미래에 이득이 될 만한 곳에 예측하여 거기에 투자하는 것. 실질적 일자리 창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이 현재의 한국 경제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대학생이 되면서 만들어낸 부채들을 상환하기 힘들 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청년들의 채무와, 빚 탕감을 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무중력지대에 위치한 청춘희망본부, 청년연은행 토닥 그리고 최근 언론에 많은 보도가 된 주빌리은행이 대표적인 단체다. 청년연대은행 토닥에서는 학자금 대출 상환의 연체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을 다방면에서 도와준다. 주빌리은행 또한 채무들의 빚 탕감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기 위해 정부가 아닌 시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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