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 중단, 3자간의 만남 3차까지 진행
16일 기자회견 후 한때 ‘공조 깨진 것 아니냐’

 원흥이생명평화회의(이하 생명평화회의)가 지난 16일 ‘상생의 실현과 대합의 도출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도청 앞에서 벌인 천막농성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충북도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고 최근 심하게 부딪친 터라 이같은 결정은 화제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이들은 “상생의 대안 최종안에서 제시한 1만2000평 두꺼비서식지 보전 중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공동주택단지(유승종합건설 6700평)의 확보방안과 관련해 충북도가 실무 차원에서 새롭게 검토 제시하고 있는 방안을 전격 수용키로 한다. 생태계 훼손 부담은 다소 증대될 수 있으나 원흥이생명평화회의가 제시한 금성자동차 부근 근린공원 대토에 비해서는 토지공사측의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수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냐” 여론도 그러나 충북도가 제시한 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충북도와 생명평화회의가 협의중인 사안은 원흥이방죽 주변의 유승종합건설 공동주택단지와 맞은편 법원 부지 옆의 녹지를 맞바꿔 방죽 근처에 생태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평화회의는 이를 상생의 대안 최종안으로 확정짓고 최근 충북도, 토지공사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지난 17일까지 이미 3차례 회의를 거쳤다. 충북도 역시 이를 조심스레 토지공사측에 전달하는 과정에 있었고 토지공사측은 민원인들의 반발을 거론하며 반대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놓친 게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생명평화회의의 발표 이후 도 관계자가 “어떤 제안도 한 적이 없다”고 받아치는 바람에 동상이몽 아니냐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생명평화회의 한 관계자는 “토지공사가 어영부영하다 공동주택단지를 분양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충북도와의 협의를 기정사실화하고 외부에 밝히게 됐다. 내부에서도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다수가 빨리 입장 표명을 하자고 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충북도와는 명확히 합의된 것이 없고 얘기가 진행중인 상태였다”며 다소 급하게 일을 처리한 감이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앞으로 진전된 안 나올 것”
하지만 또 한 관계자는 “충북도에서 성의있게 대안을 제시한 것이 처음이고 3자간의 만남이 3차까지 진행된 17일까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왔다. 토지공사에서도 밑그림을 그려오기도 했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이 공개된 것인데, 이후 오히려 타결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는 25일 4차 만남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 보다 진전된 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희망적으로 말했다.

 생명평화회의는 또 충북도가 원흥이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만큼 도를 압박하는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토지공사충북지사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이제 책임은 토지공사에게 넘겨졌다. 토지공사는 공동주택단지를 재조정하고 6700여평의 생태공원 부지를 확보해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주지방검찰청 부지 내 습지 확보를 위해 청와대와 법무부에 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오는 21일 도청껴안기행사를 예정대로 연다고 밝혔다. 시민대중참여 프로그램 성격으로 상생과 대합의를 위한 문화행사로 꾸민다는 것이다.

 어쨌든 생명평화회의, 충북도, 토지공사충북지사가 여려 차례 대화를 갖고 충북도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원흥이 문제는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기자회견 후 어렵사리 머리를 맞댄 3자간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도 있었으나, 타결을 위한 테두리에 들어온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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